• 제네시스·SUV 비중 늘리며 미국·유럽 시장 공략...전기차 강화로 미래 준비도 '착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판매량 감소를 경험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판매량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전략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친환경 자동차에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 결과 오히려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 안방인 미국·유럽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공급난이 불러온 ‘공급자 우위현상’···미국‧유럽서 ‘쌍끌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심각한 수급 불균형 상황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후유증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물류난 등이 이어지면서 올해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를 넘겨받기 위해서는 최대 1년 6개월에 달하는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전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고 자동차 기업들은 수익성 높은 차량에 집중할 수 있었다. 현대차도 지난 1분기 전 세계 제네시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며 같은 기간 전체 판매량 중 제네시스 비중도 4.4%에서 5.2%로 늘어났다. 제네시스의 견조한 판매 흐름은 2분기에도 유지됐다.

이 기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4.7%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차량 판매 중 SUV 판매 비중도 지난해 각각 44.3%(1분기), 47.3%(2분기)에서 올해 52.0%, 52.4%로 각각 7.7%포인트, 5.1%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완성차 기업들이 고객 수요만큼 물량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수익성 높은 차량 위주로 제품 구조를 전환하며 북미·유럽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총 70만287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수치지만 실적을 공개한 다른 완성차 기업들이 이 기간 평균 19.9% 판매량 감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유럽에서는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55만6369대를 팔았다. 점유율은 9.9%로 폭스바겐(24.1%), 스텔란티스(19.4%)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2025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 규모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또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도 3억 달러(약 39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시설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집중한다면 향후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R의 공포’에 암울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현대車그룹 미래는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착실히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문제는 경기 침체 위기 속에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감소세에 접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동차 시장 침체의 초점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맞춰져 있지만 향후 수요 부족을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전 세계 산업 수요가 10%가량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상원은 최근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보조금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결정할 때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변수 중 하나이므로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얼마나 재빠르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점유율을 높이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투자를 늘리기로 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외적인 상황이 글로벌 점유율을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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