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산 스윙 대표 "저희가 규제 때문에 日 진출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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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2-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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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윙,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최초 日시장 진출

  • 전동킥보드 이어 전기자전거·오토바이, 전기차 등 순차적 출시

  • "3년 내 해외 진출국 8곳 이상 늘리고 유니콘 등극할 것"

김형산 스윙 대표 [사진=스윙]

“일본 진출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계였을 뿐, 국내 PM(개인형 이동장치) 규제 강화로 인한 도피성 진출이 아닙니다. 아무렴 업계 1위로 잘 성장하고 있는 저희가 그런 결정을 했을리가요.”

김형산 스윙 대표가 9일 아주경제와 만나 최근 자사의 일본 진출을 둘러싼 일부 소문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했다. 김 대표는 “이제 막 PM 규제가 풀린 일본은 기회의 땅이자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일본에서의 안정적 성장을 발판으로 3년 내 글로벌 마이크로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본 진출은 안정적인 국내 시장 성장세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스윙은 현재 국내에서 전동킥보드 7만대를 포함한 가장 큰 규모의 전동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올해 7월 기준 가입자 160만명을 달성하고 월간이용자수(MAU)도 56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9년 3억6851만원이던 연매출은 2020년 45억1423만원, 2021년 208억9608만원까지 성장했다. 창업 첫해 51명이던 임직원 수도 어느새 119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일본은 전 세계에서 한국과 함께 유일하게 우버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 중 하나로 모빌리티 사업 가능성이 큰 국가 중 하나”라며 “운 좋게도 그런 일본이 최근 규제를 완화했고, 스윙은 업계 최초이자 일본에서 2번째 공유킥보드 운영사로 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최근 4년 만에 전동킥보드 헬멧·면허 의무 규제를 없앴다. 규제가 풀린 현지에서 공유킥보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일본 PM업체인 루프(Luup)와 스윙 두 곳뿐이다. 스윙은 현재 도쿄와 오사카에 약 500대의 공유 킥보드를 보급했으며 연내 5000대까지 킥보드 대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일본 도심 내 배치된 스윙 공유 킥보드의 모습 [사진=스윙]

스윙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빠르게 일본 시장 내 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공유 킥보드 주차 공간이 부족한 일본 PM 환경을 고려해 시간제 패키지를 출시, 집 앞까지 킥보드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사용 활성화를 위해 이용 중 잠금시간에 대한 과금도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어머니도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시고, 저 역시 르노닛산에서 일하면서 3년간 일본 생활을 해온 덕분에 현지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면서 “다행히 일본 내 스윙에 대한 브랜드 호감도가 상당히 높아 걱정보단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르노닛산에서의 경험이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르노닛산에서 근무할 당시 전 세계적으로 우버, 디디 등 모빌리티 플랫폼들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웠을 때다 보니 자동차업계로서 이런 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관심은 점점 커져 결국 지금의 스윙을 구상하기까지 이르렀다. 그는 “르노닛산 이후에도 국내 대기업의 모빌리티 컨설팅 업무 등을 맡으며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돼 사업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의 경험은 김 대표가 스윙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덕에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성장을 한 것.

그는 “타 업체들이 강남에서의 서비스 확장에 집중할 때 스윙은 젊은 층의 유동 인구가 높은 대학가 중심으로 공유 킥보드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운영했다”며 “킥보드 배치에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킥보드가 활성화된 지금이야 한 곳에 빽빽하게 배치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엔 다양한 곳에 듬성듬성 배치하는 방식을 택해 이용자를 확보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 덕에 스윙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공유 킥보드 대수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 이용 비용이 비싸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경우, 서비스 비용이 과도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비용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국내 PM업계가 처한 규제의 현실에 대해선 일부 공감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업계 1위 스윙 역시 헬멧 및 면허 등의 규제로 이용자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나가고, 견인료로만 하루에 60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 PM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만큼 과도한 규제가 한꺼번에 몰아친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민관이 꾸준한 협력을 통해 이용자 인식 개선 및 올바른 PM문화를 안착시켜 나간다면 규제는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스윙은 이를 위해 이달부터 건전한 PM환경 조성을 위한 활동에 나선다. 자체적으로 6~7명의 인력을 채용해 강남 시내에 무분별하게 주차된 공유킥보드를 업체에 상관없이 정리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가 그리는 스윙의 최종 목표는 전동킥보드 사업에 국한돼 있지 않다.

그는 “전동킥보드뿐만 아니라 자전거와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모빌리티 전 영역을 아우르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해 스윙하면 모빌리티 참 잘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서 “국내 사업 확장 및 해외진출 사업을 생각대로만 잘해 나간다면 이르면 3년 이내 유니콘 기업으로도 도약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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