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경고에 유통업체 주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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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7-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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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 노스브런즈윅의 한 월마트 매장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소비자들이 생계비 부담에 지출을 줄이자, 유통업체들이 시름에 빠졌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600억 달러(78조 원)에 달하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상품 할인 판매에 나서야 할 처지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뉴욕증시의 장이 마감한 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14%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1~13%가량 하락할 것으로 봤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분기 8∼9%, 연간 11∼13%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료를 제외한 2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소비자들이 식료품 등 생필품에 대한 지출을 늘려서다. 식품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월마트를 비롯한 타깃, 아마존닷컴 등 유통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월마트 주가는 약 10% 하락했고, 타깃은 약 5%, 아마존닷컴은 약 4% 떨어졌다.
 
월마트가 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은 무엇보다 재고 때문이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살림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예상했던 것만큼 상품이 팔리지 않았다. 봄철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 의류와 잡화 등 각종 상품을 싸게 팔아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식품과 연료 가격 상승이 고객의 소비 행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과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의류나 가정용품, 가전제품, 주방용품 등을 구매하기가 버거워졌고, 유통업체들의 재고 급증으로 이어졌다.
 
실제 미국 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일반 상품 매장 재고는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월마트는 지난 5월 1분기 말 기준으로 600억 달러가 넘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고를 털어내려면 대대적으로 상품 가격을 인하해야 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로이터는 공급망 혼란과 기업들의 잘못된 수요 예측이 재고 문제를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주요 소비자가 저소득층인 점에 주목했다. 에드워드존스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야브로는 “저소득층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가장 고통받는 고객”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저소득층을 생계비 위기로 밀어 넣곤 한다.
 
월마트의 경쟁업체인 타깃 역시 5월 말과 6월 말에 두 차례 연속 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타깃은 150억 달러에 달하는 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 상품 가격 인하는 물론이고 상품 주문을 취소해야 한다.

로이터는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2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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