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채용중개시장] "경력직 노린다"… 리멤버‧잡플래닛도 HR 뛰어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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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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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직 늘며 채용 시장 '쑥쑥'… 치열해진 경쟁

  • 직장인 앱 너도나도 참전… 헤드헌팅 역할도

  • "아이디어가 무기"… 스타트업 진출 '속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용 중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기존 구인‧구직 업체들뿐 아니라 리멤버,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들까지 채용 중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다. 여기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들도 가세하며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시장 후발주자들은 공통적으로 경력직 구직자를 겨냥한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며 이직이 활발해진 데다 정보기술(IT) 개발자를 중심으로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력직 채용 시장을 정조준하며 관련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채용정보부터 헤드헌팅까지… 직장인 필수 앱의 변신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일자리 이동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등록 취업자는 2483만2000명이다. 이들 중 1년 전과 다른 곳으로 일자리를 옮긴 이직자는 367만4000명으로 이동률이 14.8%를 기록했다.
 
특히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진 젊은층 사이에선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찾아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의 2020년 일자리 이동 통계에서 연령별 이동률을 보면 30세 미만 청년층이 20.5%로 가장 높았다. 20대 청년 등록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안에 이직한 셈이다.
 
구직뿐 아니라 구인 수요도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전 업종에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짐에 따라 IT 직무 채용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이 활성화되면서 전반적인 채용 수요가 증가했다.
  
구인‧구직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의 채용 시장 진출도 빨라졌다. 특히 리멤버,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 직장인 대상 플랫폼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 업체는 이미 확보한 다수의 직장인 이용자를 상대로 이직을 중개하고 있다.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은 지난 3월부터 채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잡플래닛은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기업 후기를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매달 400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쌓은 방대한 기업 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강점이다.
 
잡플래닛은 이를 바탕으로 평점 3.0 이상 우수 기업들의 채용 공고만을 필터링해 보여주는 맞춤형 채용 서비스인 ‘프리미엄 채용관’을 선보였다. 면접 후기, 기업 리뷰, 연봉, 복지 등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에 채용 지원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리멤버 채용 솔루션 서비스 이미지 [사진=드라마앤컴퍼니]

국내 1위 명함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2020년 채용 시장에 진출했다. 리멤버는 명함으로 확보한 직장인 이용자를 기반으로 경력직 스카우트(영입)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해두면 기업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가 이직 제안을 보내는 방식이다.
 
드라마앤컴퍼니에 따르면 리멤버 이용자 350만명 중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 위해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한 회원 수는 90만명이 넘는다. 누적 스카우트 제안 건수는 200만건이며 이 중 기업과 연결된 사례는 40만건에 달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도 지난해 5월 경력직 이직 플랫폼 ‘블라인드 하이어’를 선보였다. 기업이 블라인드 내 직장인에게 이직을 제안하는 스카우팅 서비스로, 출시 1년 만에 이용 고객사가 1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후발주자들은 공격적인 마케팅도 실시하고 있다. 잡플래닛은 프라이빗 채용관 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하고 최종 합격해 3개월 이상 근무할 경우 총 200만원의 합격 축하금을 지급한다. 원티드랩이 운영하는 ‘원티드’는 지인 추천으로 채용이 확정되면 합격 당사자와 추천자 모두에게 50만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한다.
 
평판 조회 전문 플랫폼까지··· 경력직 잡는 스타트업들
경력직 채용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단순히 채용 공고를 모아놓은 형태에서 나아가 인공지능(AI) 기반 지원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가 하면 평판을 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방식이 눈길을 끈다.
 
2020년 6월 설립된 스타트업 ‘스펙터’는 경력직을 대상으로 한 평판 조회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지원자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그동안 재직했던 회사에서 작성한 평판을 열람할 수 있다. 인증 절차를 완료한 인사권자나 동료만 평판 작성이 가능하며 모든 평판은 지원자 본인의 동의 없이 열람 불가하다.
 
현재 스펙터에 등록된 누적 평판은 10만건 이상이다. 평판을 등록한 개인 회원은 2만5000명이며 매달 평균 20%씩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 회원은 8000개사로, 이 중 1800여개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스펙터를 이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스페이스와이는 경력직 사이드잡 플랫폼 ‘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디오는 스타트업들이 빅테크 기업 출신 시니어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를 원격 파트타임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스타트업에선 우수 인력을 쉽게 활용하고, 경력직 구직자는 여러 회사에서 재능을 펼칠 수 있다.
 
채용 수요 계속 늘어… 시장 판도 바뀔까
업계에선 이직 증가와 상시 채용 보편화에 따라 채용 중개 시장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채용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조80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시장 우위 사업자들도 계속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비대면 채용 시스템을 갖추는 등 기존 서비스에 IT 기술을 접목하면서 실적도 고공행진하는 추세다. 다만 경쟁 사업자들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장인 앱이나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채용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다는 의미로 해석돼 긍정적”이라면서도 “직장인 커뮤니티 등은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이 상당수 오가는데, 기업에서 이를 구인 방식으로 적극 활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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