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상반기 실적] KB·신한·우리 웃었다…합산 순익 8조966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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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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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왼쪽부터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사진=각 사]

지난 21일부터 이틀간에 걸쳐 4대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4대금융그룹 가운데 하나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그룹이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고 여기에 ‘리딩금융’을 둘러싼 KB와 신한, 금융지주 실적 3위를 둘러싼 우리와 하나금융의 경쟁 역시 엎치락뒤치락하며 초접전으로 치닫고 있다.
 

상반기 실적 뚜껑 열어보니···4대 금융그룹 순익 8조9663억원 시현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총 4개 금융지주사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산은 총 8조9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8조910억원보다 9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한 것이다. 다만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4대 금융 순익이 9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는 소폭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은 이번 실적 개선을 두고 하나같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개선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가계대출 규모 자체는 성장세가 저조했으나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다 보니 이자이익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사들의 상반기 이자이익 규모를 보면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5조4418억원(전년 대비 18.7% ↑), 신한금융은 5조1317억원(전년 대비 17.3% ↑)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4조1030억원, 하나금융은 4조190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500억원) 대비 18.0% 늘어났다. 

이자이익에 힘입어 순이자마진(NIM) 증가세도 지속됐다. KB금융의 경우 2분기 그룹 전체 NIM은 전분기 대비 5bp(1bp=0.01%p) 상승한 1.96%, 신한금융은 9bp 오른 1.98%였다. 우리금융은 10bp 상승한 1.83%, 하나금융은 9bp 상승한 1.80%였다.

반면 대부분 비이자이익 감소는 면하지 못했다. 핵심이익인 수수료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감소 영향으로 예년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2조원을 웃돌던 신한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1535억원) 감소한 1조8415억원에 그쳤다. KB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1% 줄어든 1조9693억원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은 6864억원으로 33.5% 감소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8.6% 증가한 7828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 금융지주사들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2%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여전히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 부실 대처능력치를 나타내는 NPL 커버리지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222.4%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NPL 비율은 0.38%, NPL 커버리지비율은 209%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NPL 비율은 0.30%, NPL 커버리지비율은 210.3% 수준이었고 하나금융의 경우 NPL 비율은 0.37%, NPL 커버리지비율은 164.7%를 기록했다.

​계열사 가운데서는 그룹 맏형인 은행권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와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익 상승률은 각각 20.7%, 21.4%, 21.6%, 9.6% 상승했다. 반면 증권 계열사 등은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증권시장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순익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는 KB, 2분기는 신한 '승'···KB-신한 '리딩뱅크' 경쟁 초접전 양상

이번 실적 발표에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규모가 비슷한 금융그룹 간의 실적 경쟁에서 누가 승기를 쥐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1위 금융그룹인 '리딩뱅크' 왕좌를 놓고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위 경쟁은 올해 민영화 원년을 맞은 우리금융과 함영주 체제에 돌입한 하나금융그룹이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상반기 '리딩뱅크'를 수성한 곳은 기존 강자인 KB금융이다. KB금융의 상반기 실적은 2조7566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2조7208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을 간발의 차(358억원)로 앞섰다. 이를 통해 KB금융은 최근 2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4~6월) KB금융보다 169억원가량 웃도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금융권 실적 개선세를 선두에서 이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위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금융은 1조7610억원, 하나금융은 1조727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까지 하나금융의 순익이 우리금융을 앞서왔으나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뒤집힌 것이다. 우리금융의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익 증가율이 24.0%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급성장했고 비이자이익 역시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하며 동반성장을 이뤄냈다. 

우리금융을 이끄는 손태승 회장도 이날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상반기 실적을 통해 우리금융의 견고해진 펀더멘털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3고(물가·환율·금리) 현상 등에 따른 복합경제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적극적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4대 금융 가운데 하나금융은 유일하게 상반기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올 들어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보유한 외화자산 가치가 내리는 ‘환차손’ 충격을 입었고, 올해 1분기 중 실시한 특별퇴직 비용도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환차손 발생, 1분기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 하반기 리딩금융과 3위권 안착을 둘러싼 4대 금융지주의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B와 신한 간 '리딩금융' 경쟁에서 시장의 연간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소폭 상회하는 상황. 신한금융이 올해 매출 16조3721억원, 영업이익 6조8614억원, 순이익 5조201억원을 올릴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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