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인하대 성폭행' 가해자 신상털기, 문제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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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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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하대 성폭행' 가해 혐의 학생 신상 온라인서 확산

  • 무분별한 신상 유포에…현대판 연좌제 vs 무슨 인권

  • 신상 공개 문제없나?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도

법원서 나오는 인하대 사망사고 가해 혐의 남학생. [사진=연합뉴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같은 학교 남학생 A(20)씨가 구속된 가운데 그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공개된 신상정보엔 A씨 자택 주소와 전화번호는 물론 그의 부모 직업까지 포함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과열된 신상 털기는 연좌제와 다를 바 없다"며 자제해야 한단 목소리를 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범죄자에게 무슨 인권 타령이냐"며 자업자득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인하대 성폭행 가해자 신상', '인하대 신상 총정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 실명과 생년월일을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학과, 전화번호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하대 성폭행 가해자 신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사진=트위터]

또 한 포털사이트에선 '인하대'를 검색하기만 해도 A씨 실명이 연관 검색어로 올라와 신상 정보는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  또 300명대에 불과했던 A씨의 SNS 팔로어 수도 18일 오후 1시 30분 기준 3800명대로 불어났다. 불과 하루 만에 팔로어 수가 10배 이상 급증한 셈.

앞서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검사)을 받으러 갈 때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감췄지만 이미 온라인엔 그의 얼굴 사진이 삽시간에 퍼져 나간 상황. A씨는 현재 본인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누리꾼들이 이미 한 발짝 앞서 그의 셀카 사진을 저장해 퍼나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주말 동안엔 A씨 신상 털기가 그의 가족에게까지 번져 누리꾼들 사이엔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A씨가 피의자 신분이라도 신상 공개 여부는 신중해야 하기 때문. 특히 범죄와 무관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신상 털기가 횡행해질 경우 현대판 연좌제가 될 수 있단 지적이다.

또 잘못된 정보가 확산할 경우 A씨와 연관 없는 애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도 꼬집었다. 한 누리꾼은 "가족 구성원이 잘못했으니 연좌제로 가족이 벌받아 마땅하단 식의 논리는 집단 광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애초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신상 털릴 일도 없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받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A씨 신상 정보 유포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인하대에 마련된 추모 공간.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A씨 신상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할 경우 문제는 없는 걸까. 실제 A씨와 관련된 정보나 모자이크한 사진을 올리더라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형법 제30조 1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1항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면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비방의 목적이 없어야)만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박성배 변호사는 이날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피의자나 피해자 신상 공개는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 성폭력과 관련된 처벌을 받은 피의자를 상대로 정의 관념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상 공개가) 사적 정의 관념에 기반했더라도 구체적인 피의자 신상 정보 공개까지 우리 법이 허용하고 있지는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인하대 캠퍼스에 있는 5층짜리 단과대학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숨지기 전까지 함께 술을 마셨으며 범행 당시 해당 건물엔 이들 외 다른 일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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