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번주 중동 순방…사우디, 통큰 선물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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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7-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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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중동 순방에 나선다. 미국 정부는 양국 관계 재조정을 표면적인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진짜 목표는 '유가'라고 미국 내외 언론들에서 공공연하게 언급된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3~16일 나흘간 이스라엘 등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관계는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으로 인해 경색됐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사우디를 ‘왕따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양국 사이는 빠른 속도로 얼어붙었다.
 
그러나 이번 순방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WP에 기고문을 싣고 “처음부터 나의 목표는 지난 80년간 전략적 동반자였던 국가(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이지 단절하는 게 아니다”며 러시아에 대항하고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중동 지역 지도자들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를 주목한다. 이번 순방의 목표는 사실상 사우디의 증산을 끌어내 유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일찌감치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매체는 지적했다. 
  
FT는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번 정상회담에서 증산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더라도 바이든 행정부는 원유 생산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문에서도 사우디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과 함께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가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원유 생산량을 소폭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미국과 사우디의 입장차를 좁히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사우디는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 양보할 뜻이 없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카툴리스 중동연구소(Middle East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은 “그들(사우디)은 (이번 순방을) 왕과 모하메드 왕세자의 정당성을 강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UAE의 유명 정치 분석가인 압둘하렉 압둘라(Abdulkhaleq Abdulla)는 “우리는 미국과 최고의 관계를 갖길 원하지만, 과거 만큼은 아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경우 대화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문제 삼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날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유가 급등이 부추긴 인플레이션을 잠재울 카드는 증산뿐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순방은 특히 중요하다. 빈손으로 귀국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인플레이션 억제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대패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순방에서는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 중동 지역에 통합방위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사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또한 사우디는 사우디 정부가 미국의 군수품을 살 수 있도록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를 적극 설득하기를 바란다. 미국 의회는 예멘 전쟁에 개입한 사우디에 군수품을 파는 것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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