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 자민당 권력지형 요동칠 것…"범인은 반아베파에 세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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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7-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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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의 사망으로 일본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은 향후 일본 내 정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10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일찌감치 자민당의 무난한 승리가 확실시됐다. 다만 접전이 예상되던 일부 지역에서 자민당 지지층의 결집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일에는 마이니치신문은 "전주보다 접전 지역이 다소 늘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정치권은 물론이고 일본 전체에서 반아베를 주장하던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왕' 아베 전 총리 사망···자민당 계파 구조 요동칠 듯  
8일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일본 정치권에는 애도의 목소리와 함께 테러범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범행이 인터넷에서 퍼진 반아베 여론 탓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기시다 후미오(64) 일본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면서, 범인의 비열한 범행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참으로 안타깝고 할 말이 없다"면서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를 겨냥한 비열한 범행이 자행된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덧붙여 "아베 전 총리는 동료 의원으로서, 각료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한 좋은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기시다 총리는 예정대로 선거는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절대로 지켜져야 하며, 결코 폭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9일 예정대로 선거활동을 진행하고, 철저하게 안전이 보장된 상황 속에서 선거전이 치러지도록 관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 소식을 접하고 지금은 앞날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국장 실시를 포함해 아베 전 총리의 추모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이번 테러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10일 참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폭력에는 굴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결의 아래, 선거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 역시 총격 직후 트위터를 통해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아베는 일본에 아직 필요한 인물이며, 회복을 기원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총격 사건이 전해진 이후 각 정당은 아베 전 총리의 회복을 빌며, 이번 폭력 사건 규탄에 나섰다. 공명당은 당의 공식 트위터에서 "(아베 전 총리가) 무사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면서 "공명당은 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트위터에 “어쨌든 (아베 전 총리가) 무사했으면 좋겠다. (테러범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유신회의 마츠이 이치로 대표는 “(아베 전 총리는) 리더십이 있어 앞으로도 일본에 필요한 사람이다"라고 기자단의 취재에 답하기도 했다.

국민민주당인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기자단에 “이번 공격에 대해 강하게 항의함과 동시에 아베 전 총리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진보정당인 레이와 신선조는 당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치 활동을 막고자 하는 것이고, 이런 행동은 용서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는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폭력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성명을 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정치계에서는 '상왕'으로 불렸다. 기시다 총리는 현직에 앉아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베 전 총리의 자민당 내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재정 개혁 문제를 두고 아베 전 총리는 기시다 총리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으며, 아베노믹스 수정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분슌 온라인판은 아베 전 총리가 기사다 정권에 계속해서 주문을 넣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자민당 내 계파와 권력 관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당내 입지가 크게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범인은 반아베 세력에 세뇌된 것"
일본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는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대표는 8일 트위터에 일본 내 반아베 세력들이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브도어는 일본의 미디어 기업이다. 

호리에 대표는 트위터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인터넷상에 무수히 있던 아베카(반아베주의자)들이다"라면서 "범인은 그들에게 세뇌되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아베카(アベカ)란 아베 정권에 반대하고 각종 사건의 원인을 아베 정권의 실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다. 

아베 전 총리는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내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미흡한 대처로 국민들의 큰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했던 2020년 5월에는 지지율이 20%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날 오전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 도중 피습당해 의식불명 상태인 아베 신조 전 총리 상황에 관해 취재진에게 답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강한 어조로 범행을 비난하며 "모든 내각 관료들은 즉시 도쿄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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