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보단 생존"…스타트업·벤처 투자 시장 '꽁꽁'
  • 유망 스타트업도 자금조달 및 IPO 난항
  • 말라버린 돈줄…생존 위해 피보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세계 벤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며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업계 투자도 급격히 줄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의 성장가능성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판단해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업계와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 투자 혹한기에 말라버린 돈줄…스타트업계 시름 깊어진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영 중기부 장관 등이 지난 6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스타트업 투자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2, 서울'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스타트업계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153건, 투자금은 약 1조24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3%, 63.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한 달 새 신규 투자는 6122억5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올해 1분기 국내 스타트업 월 투자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서며 제2의 벤처 붐 열기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던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계 특성상 당장 수익성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놓고 투자유치를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 초점이 실적에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렇다 보니 투자유치 막바지 단계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거나, 자금 유치 없이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촉망받는 스타트업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신선식품 판매 플랫폼 마켓컬리는 올해 상장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야놀자도 최근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장외시장에서 11만5000원을 기록했던 야놀자 주가는 이달 8만원대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글로벌 정세 악화로 인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정부의 모태펀드 지원으로 투자시장 충격이 늦게 나타날 수는 있지만 해외 자금 수혈이 필요한 성장기 스타트업의 경우 곧바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정욱 TBT 벤처 파트너(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는 “1분기까지 국내 벤처 투자 열기가 높다고 하지만 미국 등 각국의 투자 상황이 악화된 것이 지난달부터인 점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 국내 투자시장이 본격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초기 스타트업도 힘들겠지만, 성장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VC에게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기업공개(IPO) 계획도 계속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투자 시장 위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조정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임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올라가기만 했던 강세시장으로 지나치게 과열된 경우도 없지 않았다”며 “이번 시장 위축을 계기로 스타트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 내실이 좋은 알짜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 기회를 잡지 못해 좌초되는 기업들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지속적인 자금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기가 곧 기회...포스트 코로나 생존 키워드는 ‘피보팅’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스타트업의 경영 키워드도 ‘성장’보단 ‘생존’에 초점을 맞추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비즈니스 혁신을 통한 과감한 ‘피보팅(사업 방향 전환)’을 선보이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본래 피봇(pivot)은 공을 든 채 한쪽 다리를 여러 방향으로 옮기면서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동작을 가리키는 농구 용어지만 최근 들어 기업이 기존 사업 모델이나 방향 등을 바꾸는 전략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최근 기존 브이리뷰 구독 서비스를 개편하며 한 달 만에 매출을 전월 대비 20배 이상 끌어올렸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2018년 법인 설립 이전에 이미 여러 커머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브이리뷰 프로덕트 사전 판매에 성공하며 시장 적합성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세계적으로 전무했던 영상 후기 시스템을 개발해 동영상 리뷰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커머스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흑자로 시작했다.

국내 최초 스마트도어락을 개발한 참깨연구소(구 키위스마트락)는 최근 사명을 변경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알렸다.

새로운 사명 참깨연구소의 핵심 키워드인 ‘참깨’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 중 도둑의 소굴을 여는 주문 ‘열려라 참깨’에서 따온 단어로 세상의 모든 문을 열겠다는 회사의 포부를 담았다.

참깨연구소는 사명 변경 이후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갔다. 우선 디지털 키 플랫폼 키링(KEYRING)을 출시해 출입 솔루션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가상화폐 채굴 개념을 차용한 신개념 보상 프로그램 ‘쎄서미 코인(Sesame Coin)’ 채굴 서비스도 공개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스타트업 스스로도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업의 핵심 역량을 버리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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