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尹정부 금융號] 김주현 강조한 금산분리, 금융 신사업 활성화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민지 기자
입력 2022-06-12 07:00
도구모음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6월 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 지목된 김주현 후보자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결합 제한)’ 완화를 강조하면서 금융권에 화색이 돌았다. 그동안 빅테크와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해달라고 주장하던 금융권은 새 정부가 30년 가까이 경제·금융권에 정착된 금산분리 원칙을 어떻게 손볼지 기대가 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비금융 사업 진출과 관련해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금융권에 해당하는 은행들은 현재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거쳐 시범 운영하는 통신업, 음식배달업 외 가상자산, 정보통신기술(ICT), 메타버스 등 분야 진출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금산분리 원칙 등 규제가 일부 완화돼야 가능한 사업들이다.
 
금산분리가 뭐길래···‘금융권 BTS’ 탄생하나

[사진=은행연합회]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규정하는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제한하는 원칙으로 1995년 처음 도입됐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산업자본 간 상호 지분 소유와 지배를 금지했다. 즉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는 길을 원천 차단하는 용도로 기업이 소유한 은행을 통해 고객 자산을 빼돌려 자회사를 지원하거나 계열사를 늘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금산분리 원칙은 강화와 완화를 되풀이해왔다. 도입 당시만 해도 정부는 신규은행 설립과 제2금융권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고, 이를 계기로 대기업들은 앞다퉈 제2금융권에 진출했다. 그래서 재벌 총수가 금융회사를 개인금고처럼 사용하는 것을 막을 필요성이 커졌고,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재벌개혁을 이유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4%로 대폭 강화했다.
 
이후 재계와 금융권에선 지속해서 금산분리 완화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반대하는 목소리가 워낙 커 쉽게 손을 대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9%까지 올려놓는 완화정책을 폈으나 박근혜 정부가 이를 원상복귀(4%)시켰다. 2013년 동양그룹 자금난 사태로 금산분리 강화정책이 탄력을 받으면서다. 지금도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주식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경우엔 10%까지 보유가 가능하다.
 
이렇게 오랜 시간 금융권에서 지켜온 금산분리 원칙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감안하면 과거 ‘금산분리 원칙’도 개편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며 족쇄를 풀어주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은행이나 보험사 등의 스타트업 투자가 상당한 제약을 받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는데 금산분리 완화로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의미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과 비금융의 업무 영역이 없어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핀테크사도, 기존 금융회사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핀테크산업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기존 금융사들도 혁신할 수 있는 규제·법제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세계적으로 발돋움한 문화 분야의 BTS, 영화산업처럼 국민들이 자부심을 갖는 세계적 금융회사가 탄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가상자산업까지 진출? 기대 거는 금융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권은 금융산업에 진출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와 비교해 다른 산업에 도전장조차 내밀 수 없는 점을 수차례 문제 삼아왔다. 빅테크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등을 적용받아 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반면 은행·금융지주는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등 규제에 막혀 다른 산업에 도전할 수 없다.
 
은행권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업계 제언 보고서 초안에서도 은행의 비금융 사업 진출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초안이 유출돼 보고서를 인수위에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은행권의 신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은 고유업무인 수신·여신·외환과 연관성이 존재하는 경우만 부수업무로 영위할 수 있다. 연관성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논의 과정에서 긴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혁신금융 지정 기간이 만료되면 사업을 종료해야 한다. 때문에 사업 철수에 따른 소비자 피해, 시장 혼란 우려가 있다. 은행 중에는 KB국민은행이 2019년부터 알뜰폰 사업 ‘리브엠(Liiv M)’을 시작했고, 신한은행이 음식배달 중개플랫폼 ‘땡겨요’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은 자회사 업종도 금융위가 정하는 업종으로 제한된다. 이런 제약이 없는 해외 현지법인을 인수할 때 특히 불편함을 겪는다. 열거된 업종에 포함되지 않거나 그 정의가 불분명해 인수 절차가 지연되기 부지기수다.
 
금융권은 향후 규제가 풀리면 핀테크 업체를 인수하고 기술을 개발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기존 가상자산거래소들과의 직간접적인 경쟁 구도도 예상된다.
 
앞서 은행권에선 제언 보고서의 자산관리 서비스 혁신 항목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앞으로 제정될 가상자산업법에서 정의되는 가상자산업종을 은행도 모두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가상자산거래소뿐 아니라 가상자산 보관 전자지갑 서비스,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기업 등 대상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은행권은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은 주로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일부 가상자산사업자의 독과점 발생 등 시장 불안에 대한 이용자 보호는 부족하다”면서 “공신력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의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업을 추가해달라”고 제안했다.
 
은행권은 로보어드바이저(로봇 투자전문가)를 활용한 투자일임업에 걸린 빗장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은행의 투자일임업(금융전문가에게 투자 위탁) 겸영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만 허용되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일임업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많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은행권은 보고서에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허가)는 은행·금융투자·전자금융업자 등에 같은 기준으로 부여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은행에도 차별 없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