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간판 헌회사] 쎄미시스코→에디슨EV→스마트솔루션즈… 논란 일자 이름만 바꾸는 상장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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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6-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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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상호변경 공시 총 62개사…작년엔 무려 122개

  • 상폐위기·거래정지 등 이름만 세탁한 불량기업 많아

  • 휴엠앤씨, 디에스앤엘,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 눈총

  • 4월 이후 사명변경 26개사 평균 주가 상승률 -8.19%

 

[사진=연합뉴스]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거나 거래가 정지 중인 기업들이 잇달아 사명을 변경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부실한 재무구조 및 사업의 영속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명만 바꿔 이미지 쇄신보다 이미지 세탁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상호변경으로 인한 변경상장을 공시한 기업은 총 62개사로 나타났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14개사,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은 48개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5개사, 유가증권 26사, 코스닥 49사)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상장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 분할 및 합병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22개사 올해는 벌써 62개사 사명변경

기업명을 변경하는 기업 수는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이름을 변경한 상장사는 총 122개사로 전년 95개사 대비 2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호 변경 사유로는 회사의 이미지 제고가 59개(36.9%)로 가장 많았고, 사업 다각화가 42개(26.3%), 회사 분할 및 합병이 32개(20.0%), 경영 목적 및 전략 제고가 18개(11.3%) 순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경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회사를 분할한 뒤 신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과 반대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이미지 세탁을 위해 사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에디슨EV의 경우 최근 공시를 통해 상호를 스마트솔루션즈로 바꾼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변경 사유와 관련해 ‘회사의 경영목적 및 사업전략을 위한 상호변경’이라고 밝힌 상태다. 에디슨EV는 지난 2021년 10월 13일 에디슨모터스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옛 쎄미시스코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한 바 있다. 1년도 되지 않아 간판을 두 번이나 바꿔 단 셈이다.
 
에디슨EV는 모회사인 에디슨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자동차 인수에 나섰으나 에디슨모터스가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인수가 결렬된 바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한 상태며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주식거래는 현재 정지 중인 상태다.

◆간판만 바꾼 불량기업들 주의해야
 
사명변경 기업 중 영업정지나 감사의견 비적정 등으로 거래정지 상태인 곳도 상당수다. 현재 거래가 정지 중인 기업은 에디슨EV를 제외하고도 휴엠앤씨, 디에스앤엘,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디모아, 코원플레이, 커머스마이너, 디엑스앤브이엑스, 디아크, 유네코 등 9개사다.
 
커머스마이너는 옛 경남제약헬스케어다.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앞서 지난 2020년 6월 이에스브이에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개선기간 1년 부여한 상태다. 만일 2023년 3월 18일로부터 15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약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디에스앤엘은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31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오는 8월 31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 등을 반영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휴엠앤씨는 2019년 4월 24일 에스엔피월드에서 블러썸엠앤씨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21년 6월 휴온스블러썸으로 간판을 교체한 바 있다. 올해 4월 다시 휴엠앤씨로 사명을 바꾸면서 1년에 한 번꼴로 사명을 변경한 셈이 됐다. 휴엠앤씨는 전 대표인 이모씨의 횡령으로 2020년 5월 29일부터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횡령액은 295억원으로 자기자본(647억원)의 45.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다만 휴온스그룹으로 인수합병되면서 사업도 다시 활기를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간판 바꿔 달아도 주가는 ‘글쎄’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간판을 바꿔 달았어도 주가는 대체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이후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기업 26개사의 변경 전 대비 현 주가 평균 상승률은 -8.19%로 부진한 상태다. 상승한 기업은 4개사며 하락한 기업은 22개사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회사별로 KH건설이 가장 크게 올랐다. 사명변경 공시 전 주가는 874원에서 지난 9일 1575원으로 마감하며 80.21%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SBW생명과학이 29.74%가 뛰며 뒤를 이었고, 에디슨INNO(17.54%), 케스피온(6.71%)이 플러스 상승률을 보였다.
 
반대로 웨이버스는 공시 전 3515원이던 주가가 2100원으로 밀리며 -40.26%의 하락률을 보였고, 폴라리스세원은 3720원에서 2730원으로 -26.61%가 빠졌다. 아이윈플러스도 1440원에서 1085원으로 -24.65%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또 하이딥(-23.33%), 이글루(-22.8%), 티에스넥스젠(-21.97%)이 20% 이상 하락했으며 비엘팜텍(-17.69%), 비엘(-17.22%), 제이스코홀딩스(-17.13%), 플래스크(-14.87%), 위니아(-14.5%), EV수성(-14.37%), KBG(-13.83%), 비케이홀딩스(-12.32%), 두산테스나(-11.91%), 케일럼(-10.64%), 다올인베스트먼트(-10.49%) 등도 10% 이상 하락했다.
 
이외에도 우리엔터프라이즈(-8.05%), 위메이드플레이(-7.76%), TKG애강(-6.64%), KH전자(-6.14%), 넥슨게임즈(-3.94%) 등이 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이름이 아닌 미래에 대한 비전과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업명이 자주 바뀌는 기업의 경우 재무구조가 부실하거나 기업 사냥꾼들의 미끼가 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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