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존재 입증 마지막 기회 '선거사범 수사'...수사권 되찾는 명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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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기자
입력 2022-06-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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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부터 압수수색 등 선거사범 대상 수사 시작

  • 검찰, 특사경·중수청 활용한 수사 모델 검토 중

2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압수수색 중인 서울 중구청 모습. 서울시선관위는 서양호 중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하루 뒤인 지난 2일 서울 중구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검찰이 약 900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를 시작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수사권 박탈이 예정된 가운데 검찰이 존재감을 입증해 차후 정국에서 유리한 명분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 6·1 지선 다음날부터 선거사범 수사 본격 착수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당선인 51명을 포함한 약 900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완수 경남지사·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안철수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이재명·김한규 국회의원, 서양호 중구청장 등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방선거일인 1일까지 지방선거사범 1003명을 입건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입건된 이들 중 32명을 기소하고 93명을 불기소 처분하는 한편, 나머지 878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당선인 중에선 광역단체장 3명, 교육감 6명, 기초단체장 39명이 수사 대상이다. 보궐선거 등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 등 의원 3명을 포함해 총 41명이 검찰에 입건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허위사실 공표 등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사람이 339명(33.8%)으로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321명·32.0%), 기타(286명·28.5%), 공무원 선거 개입(38명·3.8%), 선거폭력(19명·1.9%)이 뒤를 이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관련해서도 당선인 3명을 포함해 총 41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검수완박은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 법률 공포안을 뜻한다.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 조항을 삭제다. 현행법상 검찰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6대 중요 범죄 수사가 가능했다. 하지만 개정 법률이 시행되는 오는 9월부터는 부패와 경제 범죄 수사만 가능해진다.
 
이에 금품수수,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 공무원 선거개입 등 선거범죄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오는 9월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6개월로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범죄에 대한 수사 우려가 제기돼 선거범죄는 오는 12월까지 검찰의 수사권이 유지된다.
 
아울러 검찰 수사 대상에는 지난 3월 열린 대통령 선거 관련 선거사범들도 포함된다. 이들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일은 선거가 열린 후 6개월이 지나는 9월 9일까지다.
 
검찰은 짧은 공소시효와 검수완박 법 개정 등을 고려해 오는 12월 1일까지 선거담당 검사와 수사관의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검수완박 후에도 수사 가능한 모델 검토
이번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검찰이 검수완박 시행 이후에도 수사를 할 수 있는 모델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둔다면 향후 추진하는 모델 필요성에 대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검찰청은 검수완박법 시행 이후 ‘직접 수사는 하지 않지만 검찰이 간접적으로 지휘하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의 협력 강화로 전문 수사를 이어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이다. 이는 특사경의 권한을 활용한 검찰 수사 참여를 가능케 하는 모델이다.
 
특사경은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담당 행정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제도다. 중앙행정기관들과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총 33개 기관에서 운영 중이다.
 
다만 수사 권한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특사경은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돼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를 거꾸로 활용해 검수완박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축소돼도 민생범죄 수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 부활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검찰수사관, 금융감독원 특사경 등으로 구성됐다. 합수단 소속 검사는 금감원 특사경 등이 조사해 온 내용을 토대로 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법무부는 남부지검 합수단처럼 전국에서 전문수사 분야별로 지정한 중점검찰청 11곳을 운영 중인 만큼, 각 청마다 특사경과 합동수사단을 설치해 전문수사 기능은 유지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검수완박 시행 이후에도 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 범죄를 수사하기 위한 부서 양적 확대도 고려되고 있다. 현재 반부패부는 서울중앙지검 등 5개 검찰청에만 설치돼 있다. 이를 확대 개편해 부패범죄 수사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특수부를 대체한 반부패부는 검찰청법이 아니라 대통령령에 따라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검사 위주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회는 중수청 설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중수청이 현재 논의 중인 방안대로 출범하게 된다면 검찰은 남은 ‘2대 범죄’ 수사권한까지 폐지되고 중수청이 이를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중수청이 검찰에 남아있는 2가지 범죄 수사 영역만 이어받을 가능성은 낮다. 이외에도 부패·경제 외에 추가적인 수사 대상을 부여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검찰이 중수청을 소위 과거의 ‘대검 중수부’처럼 만들고 싶어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검찰 안팎에서는 초대 중수청장으로 현직 검사나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청장의 대우를 장관급으로 높이면서, 중수청의 대우도 비슷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현직 검사들이 대거 중수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농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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