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WHO에서 천연두 연구를 담당하는 로자문드 루이스는 WHO의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방송에서 “지난 5년 간 유럽의 경우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서만 몇 건의 사례가 보고됐다”며 “이들 지역을 여행하지 않은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원숭이두창에 확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WHO는 현 원숭이두창의 확산은 주로 남성 간 성관계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소 12개 나라에서 200여명의 감염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비영리 데이터 플랫폼인 글로벌닷헬스에 따르면 미국,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호주 등 17개국에서 원숭이두창 사례가 보고됐다.
유럽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이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영국이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 플로리다, 뉴욕, 워싱턴에서 각각 1건, 유타에서 2건 등 최소 5건이 의심된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5건의 의심 사례가 확인됐으며, 벨기에는 원숭이두창 확진자에 대해 21일 간의 의무격리를 도입했다
WHO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일반적으로 정액과 질액을 통해 전파되는 성병은 아니지만 최근의 급증한 사례는 남성 간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해당 질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IV를 비롯해 기타 성병을 연구하는 앤디 실은 “성적 접촉을 통해 많은 질병이 퍼질 수 있다”며 “성접 접촉을 통해 기침이나 감기에 걸릴 수 있으나 이것이 성병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 동물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질과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퍼진다. 피부 상처, 호흡기, 눈, 코, 입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다. 미국 CDC에 따르면 사람 간 전파는 비말을 통해서도 가능하나, 비말은 몇 피트 이상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 대면 접촉이 필요하다.
스콧 고틀립 전 FDA(미국 식품의약국) 국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인간 숙주 외부에서 매우 안정적이어서 담요 등의 물체에서 살아 남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보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CDC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관찰된 바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걸린 사람 10명 중 1명은 사망할 수 있다.
천연두 예방에 사용되는 백신은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는 데 약 85%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같은 종의 바이러스다.
문제는 관련 백신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점이다. WHO의 마리아 밴커코브는 WHO가 백신 제조사들과 협력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의 초기 증상으로는 열, 두통, 요통, 근육통 등이며 이후 얼굴, 손, 발, 눈, 입 또는 생식기의 발진으로 진행된다. 발진은 종종 수두와 유사한 수포로 변한 뒤 농포가 돼 터지거나 딱지가 생긴다.
고틀립 박사는 원숭이두창 증세가 2~4개월 간 지속될 수 있고 잠복기가 21일에 달할 정도로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처럼 통제를 벗어난 확산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역 사회에 널리 퍼져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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