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흔들린 수출기업] 일본 수출기업의 43.5% 엔화 결제···앉아서 환차손 우려에 "정부 지원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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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5-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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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일 수출기업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수출 대금을 절반 가까이 엔화로 결제하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 받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등에서는 당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으로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9일 산업권에 따르면 대일 수출기업 중 상당수가 앉아서 환차손을 입고 있다. 수출 대금을 엔화로 받아 이를 환전해 원화나 달러화로 바꾸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손에 쥐게 되는 원화나 달러화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 중 결제 대금을 엔화로 받은 거래는 2.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달러화 83.9%, 유로화 5.9%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원화(2.4%)나 위안화(2%)보다 비중이 높았다.

이는 여타 지역에서는 대부분 달러화로 수출 대금을 결제하는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는 유독 자국 통화로 수출 대금을 결제하는 관행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다른 지역에서 수출 대금을 엔화로 받는 것은 중국(12.%)을 제외하면 0~0.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수출 대금 결제 43.5%가 엔화로 이뤄지고 있어 달러화(51.2%)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결국 대일 수출기업이 수출 대금 43.5%를 엔화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일 수출 규모를 감안하면 엔화 결제 규모도 작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의 대일 수출 규모는 300억6700만 달러(약 37조89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중 43.5%를 적용하면 16조48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최근 대일 수출기업은 심각한 엔저 현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대일 수출기업 중 상당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많아 더욱 환율 타격이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일 수출기업 관계자는 "엔화로 수출대금을 받아서 달러화로 원자재를 사야 하는데, 엔화를 달러화로 바꾸면 이전보다 85% 수준에 불과하다"며 "매출이 15% 넘게 줄어든 수준이라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일 수출기업 관계자도 "최근 엔화는 가치 하락 폭과 속도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한두 달 사이에 환경이 급변해 이제는 적자를 피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라 이대로 (수출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대일 수출기업들은 당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이나 환변동보험 지원 확대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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