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0.75%p씩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금리는 4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기 전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예상보다는 온건한 태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이 올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물론 자산 축소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국채 등 채권 금리는 올해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왔다. 블룸버그 미국 종합채권지수는 5월 3일 현재 올해 마이너스 9.9%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뿐만 아니라, 회사채, 지방채들의 가격도 일제히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일 2.957%에서 다음날에는 2.914%로 다소 하락했다. 이번주 초 연준의 FOMC를 앞두고 미국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를 넘나들기도 했다. 단기 금리 전망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보이는 2년물 수익률 역시 3일 2.768%에서 다음날 2.614%로 하락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로리조 수석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0.75%p씩 올릴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로리조는 "연준이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임은 분명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전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국채를 더 편한 마음으로 국채를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채 가격의 급격한 폭락에 대한 불안은 다소 줄었다는 설명이다. 

4일 미국 재무부의 차환(refunding) 계획 발표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분기별 장기 국채 발행액을 3분기 연속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향후 추가적인 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수가 크게 늘어 정부가 빚의 규모를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일각에서는 재무부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오던 국채 발행 규모 축소를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이 나왔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본격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재무부가 연준의 국채 환매에 대응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일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미국 재무부는 국채 경매 규모 축소를 예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 주 이뤄지는 장기국채 경매 규모는 103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는 2월에 비해 70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으로 재무부는 지난 2014~2015년 이후 가장 장기간 동안 분기별 채권 발행 규모를 줄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무부는 2년, 2년, 5년물 경매의 규모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급격히 늘어난 정부 지출을 지원하기 위해 크게 늘어났던 국채 경매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면서 크게 늘어난 세수도 이같은 재무부의 정책 변화를 뒷받침해주었다. 재무부 관계자는 개선된 재정 상황에 연준의 국채 환매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채권의 수익률은 향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크게 반영한다. 다만 시장에 유통되는 국고채 물량의 변화도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공급 감소가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공급 증가가 이를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재무부의 경매 규모 축소로 공급이 줄어들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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