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8년 연속 적자···올 임단협도 살얼음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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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05-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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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영업손실 3760억에 누적손실 3조

  • 판매 70% 뚝···생산라인·인력감축 돌입

  • 판매부진·강성노조 등에 본사반응 촉각

한국GM 노사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조만간 한국을 떠날 예정인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노사관계를 정면 비판한 가운데, 사측은 1일 근로자의 날에 비정규직 해고를 단행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국면이 이어진다면 올해 한국GM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이 어느 때보다 심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다. 

3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6월 중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허 카젬 사장 퇴임 후 내달 부임 예정인 신임 사장 선임과 맞물린 일정이다. 아직까지 임단협의 구체적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는 통상임금 소송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특별 협의 등 첨예한 사안을 다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임 사장 부임 이후 첫 임단협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측이 노조 요구를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카젬 사장은 지난달 27일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다른 나라 사업장들과 비교할 때 짧은 교섭 주기(한국 1년, 미국 4년)와 노조 집행부 임기(2년), 파견 및 계약직 근로자와 관련한 불명확한 규제, 기업 임원까지 형사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 등은 글로벌 인재의 한국사업장 임명을 어렵게 한다”라고 그동안의 불만을 쏟아냈다. 

카젬 사장의 이러한 토로는 2014년부터 8년 연속 적자라는 한국GM의 실상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3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14년 이후 누적 손실액이 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판매실적도 매년 감소 추세다. 2011년 80만8309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줄어들며 10년 사이 판매량이 70.7%나 추락했다. 지난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 23만7044대로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 10년 사이 국내 점유율도 9%에서 3.2%로 떨어졌다. 올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줄어든 6만583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GM은 적자 탈출을 위한 해법으로 수출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에 집중하면서 기존 생산차종 중 판매가 부진한 모델은 순차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택했다. 신모델 부재는 미국 GM 본사의 신차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인력 전환배치와 해고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한다. 한국GM 측은 부평2공장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줄인 후 연내 폐쇄할 방침이다. 2교대에서 1교대로 생산라인을 우선 축소 전환하며, 차후 부평1공장 500여명과 창원공장 700여명의 대규모 인력 전환배치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부평공장 240명, 창원공장 79명 등 총 319명을 최근 해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다만 극심한 갈등 상황을 방지하고자 319명 중 260명을 신규 발탁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1일 근로자의 날에는 사내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7명을 해고 조치하면서 구조조정의 불씨는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지속된 판매부진이 이러한 어려움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GM 본사로부터 수출 전략 차종들을 더 많이 배정받아야 하나 강성 노조 영향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M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냉정한 면모를 보인 적이 많기 때문에 2018년 군산 공장 폐쇄와는 차원이 다른 결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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