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천연가스 확보전 가열…일본 기업들 '비상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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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4-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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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열하고 있다. 일본 가스회사들은 일본이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LNG 프로젝트의 공급 차질을 우려해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일본이 자국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유럽과 세계 가스 확보를 놓고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 사태에 대해 서구 세계와 연대를 표하기는 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에너지 확보에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에너지 회사들은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 사할린의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사업인 '사할린-1'과 '사할린-2'에는 일본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들 사업에서 철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일본 에너지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미국, 호주 등 다른 공급자들에게 공급량을 늘리거나, 선제적으로 공급을 해주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8년까지 사할린-2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히로시마 가스를 비롯해 여러 에너지 기업들이 에너지 확보 계획을 짜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일본 기업들은 러시아와의 교역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혹은 러시아의 보복 조치 때문에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앞서 러시아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는 주요 7개국(G7)의 방침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15일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G7과 연대해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G7의 협조를 나타내는 정상 성명의 방침에 따라, 재생가능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원의 다양화와 함께 액화천연가스인 LNG 투자 등으로 러시아 외의 공급원 확보 등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에도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은 국무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G7 정상 성명에 러시아산 석탄 금수조치 혹은 단계적인 수입 축소가 포함됐던 데 대해 "일본도 단계적으로 (석탄 수입을) 줄여가겠다. 최종적으로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는 일본의 가스 공급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다. 히로시마는 물량 절반을, 도쿄는 10% 정도를 러시아 LNG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 LNG는 일본 가스 수입의 거의 10분의1을 차지한다. 2011년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사고 뒤 일본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증가했다. 

한편 마쓰모토 고이치로 관방 공보담당 차관은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에 대해 다른 G7국가들과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사할린 2호와 러시아에서의 다른 두 가지 에너지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쓰모토 차관은 "철수에 대해 논의할 때마다 누가 이를 메울지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특정 출신의) 기업들이 도쿄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몰려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일본 관리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일본의 이익을 대체하는 중국 회사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러시아산 에너지 대체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완전한 대체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최근 LNG를 둘러싼 경쟁이 가열돼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대체를 위한 비용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FT는 일본 통상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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