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조원' 서울시금고 쟁탈전 막 올랐다…신한·우리·KB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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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4-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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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한 해 48조원을 관리하는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신한·우리·KB국민은행이 본격적인 쟁탈전에 돌입한다. 기존 1금고를 관리하는 신한은행이 강한 수성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100년 금고지기 역할을 4년 전 빼앗긴 우리은행은 권토중래를 노린다. KB국민은행은 시금고 선정의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신규 입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서울시금고 지정 제안서 신청이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는 제안서 접수 후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중 입찰 참여 은행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거쳐 서울시금고를 선정한다. 오는 5월 중 서울시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서울시1금고(일반·특별회계)로 선정된 신한은행과 2금고(기금)로 선정된 우리은행의 약정은 올해 만료된다. 이번에 선정되는 은행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맡게 된다.

은행들의 시금고 잡기 경쟁은 치열하다. 서울시금고 운용 규모는 모두 47조7000억원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금고 중 최대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서울시금고로 선정되면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고 각종 세금 수납과 지급을 총괄하게 된다. 아울러 고객 유치와 브랜드 홍보 효과와 함께 예산 관리를 통한 수수료 이익을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전적 이익을 바라고 시금고 운영을 하는 것보다는 '서울시금고'의 상징성에 무게를 둔다"면서 "쉽게 말하면 금융그룹 간 자존심 대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금고 입찰 경쟁에는 수성을 노리는 신한은행과 재탈환을 노리는 우리은행, 신규 입성을 꾀하는 KB국민은행의 3파전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시금고는 우리은행의 독무대였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맡았다. 그러나 2018년 독점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당시 신한은행은 금고 선정 기준 중 높은 배점을 차지했던 서울시 출연금을 우리은행(1250억원)의 2배 이상인 3000억원을 써내면서 운영권을 따냈다.

서울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이번 평가항목 100점 만점 중 18점에 해당하는 시민 이용편의성의 경우 우리은행은 서울시내 344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국민은행(332곳)이나 신한은행(306곳)보다 앞선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구금고 점유율이 72%에 달해 시금고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신한은행은 ATM 설치 대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신한은행(2094대)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ATM을 2000대 이상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선정 항목에서 '서울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 배점이 기존 18점에서 20점으로 높아진 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서울시에 좋은 금리 조건을 제시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KB국민은행(2조5907억원), 신한은행(2조4943억원) 하나은행(2조5703억원), 우리은행(2조3755억원) 순으로 큰데, 상대적으로 실탄을 많이 확보한 국민은행이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파격적인 금리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새롭게 반영한 '녹색금융 이행실적'이 이번 결과에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이는 세계 기후 위기에 따라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항목이다. 서울시는 "제1금고, 제2금고로 구분해 평가하고 금고별 개별 평가 결과에서 최고 득점을 받은 금융기관을 각각 제1금고, 제2금고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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