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그림유튜버 이연 작가, '겁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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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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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발달하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단순히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림 유튜버 이연은 연필 한자루를 가지고 사각사각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건낸다.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닌 그림을 매개로 생각을 전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그림 이야기가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성공에 대해, 안목과 좋아하는 도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는 영감이 되고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의 귀를 기울이다 보면 백지였던 종이는 어느새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의 이야기는 성별과 나이를 떠나 전 세대가 좋아하는 듯 보였다.
이연 작가의 전시회를 갔었는데, 50대로 보이는 한 회사원이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에 익숙한 그림이 보여 점심을 포기하고 이연 작가의 전시회를 보기 위해 들렀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여러차례 인터뷰 요청을 해서 인터뷰가 성사 됐다. 그와 겁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이연 제공/ 이연 작가] 

Q. 전시회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걸 보고 놀랐어요. 작가님의 그림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 인가요? 
A. 제 채널 구독자분들 애칭은 귀연둥이예요. 정말 그 이름처럼 귀엽고, 다정하고, 사색을 나누거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랍니다.
 
Q. 영상을 처음 찍게 된 계기는 뭔가요? 영상을 찍고 유튜브 시작 이후 이전의 삶에 비해서 어떻게 달라졌나요?
A. 처음엔 유튜브 보는 게 재미있어서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남겨보고 싶기도 했고요. 이전의 삶에 비해서 훨씬 세계가 커진 느낌이에요.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면도 단단해진 것 같아요. 여유도 많이 생겼고요.
 
Q. 부캐였던 유튜버가 이제는 본캐가 됐어요. 그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솔직히 유튜버가 본캐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저는 그냥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거죠. 예전에는 내가 한 가지 모습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모습의 제가 좋아요.
 
Q. 그림 유튜버로 알고 있지만 창작의 기술보다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계신데요. 작가님 스스로 창작의 태도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A. 창작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 고민을 할 것 같아요. 운동도 마찬가지잖아요.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부상도 덜 당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죠. 그림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것은 오래 그리고 싶은 욕심 때문이지 않을까요?
 
 

[사진= 이연 제공]


 
Q. 창작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 이유는 뭔가요?
A. 글쎄요, 기술이라는 단어가 단순하게 느껴져서 그 이상의 심오한 무언가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기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원리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거든요. 모든 분야에 반드시 좋은 스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Q. 창작들에게는 어떤 걸 만들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들이 큰데요. 무엇을 보여줄까에 대한 콘텐츠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그리고 영감이라는 재료가 콘텐츠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궁금해요.
A. 외부 세계를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들이 영감이 됩니다. 저거는 왜 그럴까? 저 사람은 왜 이렇게 했을까? 그에 대한 내면의 답변이에요. 세상과 대화하는 느낌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그 분량에 따라서 그림을 그려요. 그 다음에 합치면 이연 채널에 올라갈 영상이 완성됩니다.
 

[사진= 이연 제공]


 
Q. 영감이 안 떠오를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창작을 위한 습관이 있나요? 그리고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이겨내는지도 궁금해요.
A. 기본적으로 영감이 제 발로 오는 경우가 잘 없어서 멱살을 잡으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안 될 때는 잠시 환기를 합니다.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면 도리어 헤매는 것 같아요. 슬럼프가 오면 다른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합니다. 좋은 콘텐츠 보다는 좋은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애를 써요. 

Q. 그림을 잘 그린다, 못 그린다의 기준은 뭔가요?
A. 자기 기준이 각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선의 숙련도를 봅니다. 그리고 투시나 명암, 색채 등 기본기가 바탕이 된 사람인지도 봐요. 전공자가 아닐 경우에는 그냥 전체적인 느낌을 봅니다. 대체로 표현이 솔직한 그림들을 좋아해요. 못 그린 그림에 대해서는 따로 코멘트하지 않겠습니다. 보통 자기 그림 보고 많이 느끼는 감정인데 그건 헷갈릴 수 없는 감각이거든요.
 
Q. 원하는 걸 다양하게 해보는 삶을 추구하시잖아요. 채널 이름을 ‘그림 유튜버 이연’이 아니라 ‘이연’이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그리고 요즘 해보고 싶은 건 뭔가요? 
A. 새로 시작할 때 기준은 호기심이 생기는지 여부예요. 요즘 해보고 싶은 것은 타투입니다. 제 그림을 제가 직접 타인의 살결에 그려주고 싶어요.
 

[사진= 이연 제공]
 

Q. 뭔가를 할 때 설렘보다 겁이 먼저 날 때가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겁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A. 겁이 날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서운 게 당연하지. 지금 처음 하잖아.’ 새로운 일을 하면 할수록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껴요. 내게 아직도 새로울 일이 잔뜩 남았구나. 저는 이게 희망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스스로에게 용기를 많이 주려고 해요.
 
Q. 지금까지 해온 경험들이 콘텐츠를 만드는데 있어서 어떤 도움을 됐나요?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경험은 뭔가요?
A. 디자이너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채널을 브랜딩 할 때도 그렇고, 콜라보 제품을 만들 때도 그렇고 다양하게 쓸 일이 많더라고요. 디자이너 하길 정말 잘했어요. 
 
Q. 두려움과 두근거림 속에서 어떻게 확신을 찾았나요?
A. 확신을 먼저 갖고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열어보면 꽝인 경우도 많거든요. 직접 해보면서 확신을 굳히는 편입니다. 확신부터 찾으려고 하지 않아요. 아무리 찾아도 없던데요.
 
Q. 퇴사 후 하루라는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나요?
A. 7시에 일어나서 12시까지 알람을 꺼두고 개인 작업과 요가를 합니다. 아침 식사는 꼭 먹어요. 점심과 저녁 식사 후에는 산책을 합니다. 나머지 공적인 일들은 1시와 6시 사이에 마무리 하고 사람들은 주로 저녁에 만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Q. 나만의 리듬을 찾은 후 발견한 이연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이연, 창작자로서의 이연, 사람으로서의 이연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요 
A. 이연은 그냥 여전한 이연이에요. 멋지고 번듯해보이지만 그냥 평범한 사람이고, 그걸 제일 잘 아는… 그래서 귀연둥이를 만나서 사인을 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아직도 민망합니다.
 
Q. 작가님의 영상을 보면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청소년, 그리고 구독자들에게도 용기가 되는 것 같거든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제 영상이 도움이 되어 기쁘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고요. 저처럼 자기 생각을 자기 목소리로 한번 녹음하길 권하고 싶어요. 제 이야기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거예요. 꼭 한번 해보세요.
 
Q. 어떻게 하면 나만의 고유한 것을 찾아서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A. 우리가 하는 것은 아무도 똑같이 할 수 없으므로 전부 고유한 일들이더라고요. 고유한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각자의 고유함을 깨달으면 되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나는 잘하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깎아내리려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부정적이거나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은 멀리 둡니다. 그럴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읽으면 외롭지 않더라고요. 듣고 싶은 힘이 되는 이야기는 스스로 찾아서 들으면 돼요. 
 
Q. 좋아하는 일이 돈과 연결이 되면 싫어진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싫어하지 않고 오래할 수 있을까요?
A. 저는 돈과 지독히 연결이 됐는데도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는 일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로 어떻게 돈을 벌까? 이런 고민을 해봐야겠죠. 오래 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입니다. 사실 오래 안 해도 돼요. 세상에 나를 기다리는 다른 할 일도 많으니까.
 

[사진= 김호이 기자/ 이연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



Q. 마지막으로 겁내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깊고 편안한 잠을 자고, 행복하게 미소짓고, 산책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이연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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