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불지른 임대차3법…수술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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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03-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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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부동산 매물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개선에 나선 것은 입법 취지와 다르게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3법 가운데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2월 통계에 따르면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6억7257만원을 기록했다. 강북권 평균 전셋값도 5억5000만원(5억5524만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월 4억2439만원이던 서울 전셋값은 임대차법 시행 전인 2020년 6월(4억9148만원)까지 약 3년 동안은 6709만원 올랐다. 그런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1년 7개월 사이 1억8109만원 올랐다. 서민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의 폭등이다. 

임차인은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임대인은 오른 보유세 등을 월세로 전가하는 과정에서 반전세 등 보증부월세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체 1만6735건 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는 6446건으로 38.5%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이 비율은 34.0%였다.

현재 전세시장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임대차 3법 시행 2년이 도래하는 올해 하반기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물량이 줄어들어 전세대란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서울의 경우 하반기 전세대란이 타 지역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입주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2194가구다. 반면 하반기에는 이보다 31.7% 적은 8326가구만 입주한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의 급격한 수정은 시장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현재 국회가 여소야대 지형을 이룬 만큼 법의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면폐지보다는 미세조정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모이는 분위기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임대차3법은 현재 이 모든 지역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서울이나 집값이 많이 오르는 지역들은 임대차3법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반면에 지방이나 외곽 도시들은 사실 임대차 3법이 굳이 없더라도 올리기 힘들고 계약도 계속 갱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 차등 적용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수위는 시장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임대인들에게 조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장안정화 방안을 다각도로 펼치면서 보완입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 공약은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장기 과제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임대차 3법을 손질하되 이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줄이고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집주인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으로 장기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보완 방안을 먼저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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