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태양광 테마…사업 접거나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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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3-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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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I 사업부진에 제약·부동산업 다각화

  • 태양광 매출 2015년 63%에서 38%로

  • LG전자는 공식 철수, 웅진도 사업 접어

  • 한화큐셀 자금 수열 받고도 3천억대 손실

[출처=한국무역협회]


한때 증시를 풍미했던 태양광 테마가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 정책의 수혜를 기대했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나쁘다 보니 태양광 관련 산업을 제대로 영위하는 상장사를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태양광 테마로 투자자 관심을 끌었던 기업들은 관련 사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먹거리를 찾아 생존을 도모하는 중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부광약품은 이달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성준 OCI 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월 22일 OCI가 부광약품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OCI 주요 임원이 부광약품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는 모양새다.

두 회사 간 합작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양사는 당시 전략적 제휴를 하고 합작법인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다. 이후 양사는 특별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다가 이번에 깜짝 지분 인수 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주식 투자자들은 태양광 업종의 대표 종목이던 OCI가 관련 사업 부진을 제약업 진출로 해소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OCI는 제약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에도 진출해 수익구조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OCI의 자회사 DCRE는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조8000억원 규모의 인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OCI에서 폴리실리콘과 과산화수소 등 태양광산업 관련 소재의 매출이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63%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8%로 줄었다. 

태양광에 투자했다가 방향을 바꾼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한 뒤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했지만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세를 이루면서 사업 환경이 점차 악화됐다.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다. 

SK그룹은 발 빠르게 태양광을 손절했다. SKC 자회사인 SKC솔믹스는 지난 2016년 웅진에너지에 태양광 관련 장비를 모두 양도하고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 2010년 태양광 산업에 진출한 지 6년만의 철수였다.

SK에서 사업을 넘겨받은 웅진에너지는 현재 법정관리를 받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2020년에는 코스피시장에서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태양광 관련 산업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 곳은 한화뿐이다. 한화는 오너 3세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을 통해 태양광 셀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실적은 좋지 못하다. 국내 생산량은 1위지만 중국 퉁웨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부품 제조사 한화큐셀에 지난해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한화큐셀은 지난해 영업손실 3285억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태앙광 산업은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저가 제품을 쏟아내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내에 조성되는 태양광 발전단지도 대부분 중국산인 상황에서 국내 태양광 기업이 수익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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