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업계와의 갈등 끝내겠다"···한발 먼저 치고 나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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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3-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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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중재에도 시장진출 계속 미뤄져

  • 소비자 불신에 시장진입 막을 명분 약해

현대자동차가 7일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배경을 두고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당국은 대선 이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이슈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당시 중고차판매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두 번 지정해 6년 동안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금지해왔다. 이후 중고차판매업은 2019년 2월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해제됐고,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진출 길이 열렸다. 하지만 생계형적합업종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생겨났고,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2019년 동반성장위원회에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적합업종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동반성장위는 그해 11월 중고차판매업이 생계형적합업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서를 중기부에 제출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를 승인하는 절차만 남겨뒀다. 중기부 장관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을 추천한 날부터 3개월 이내 심의위원회 심의와 의결에 따라 적합업종을 지정·고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기부는 동반위의 부적합 판정을 심의위에 넘기지 않았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정치권이 해당 문제를 직접 풀어보겠다고 중재를 자청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나선 상생협력위원회는 타협안 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정부의 책임론이 더욱 극명해지자 중기부는 올해 1월 3년 만에 처음으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다만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대선 이후인 3월로 결정을 연기했다. 이르면 이달 17일 심의위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일부 소비자단체는 중기부의 결정 지연에 감사원 감사 청구에 나서는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현대차를 재촉했다는 해석이다. 더 이상 해당 사안을 지연시킬 수 없다 보고 선제 공격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부가 2019년에 처리해야 할 문제를 별다른 이유 없이 늦췄고 정치권까지 개입해 무려 3년을 허비했다”면서 “대선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완성차 업계 입장에서는 지금이 흐름을 바꿀 적기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업계가 내세운 협의 조건 중 일부 조건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전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 불신이 크게 쌓인 상태라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출을 막을 명분이 빈약하다”라며 “결국 양측의 쟁점은 현대차가 내건 연간 시장점유율 제한 비율의 해석 유무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전체 거래건수를, 중고차 업계는 소비자끼리의 거래건수는 빼자고 주장하지만 이는 차량 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합의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해 먼저 치고 들어간 의미가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해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시장점유율을 자체 제한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가 가파르게 이뤄지는 중에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모빌리티 사업의 효율성을 더할 전망이다. 차량 생산부터 판매, 부품 교체, 수리 이력 등의 데이터 확보로 모빌리티 서비스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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