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는 지주사, 금산분리 완화에 CVC 설립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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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3-0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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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말 공정거래법 개정돼 금융사 가능

  • 첫 주자 GS 이어 범 LG가 추진 본궤도

  • LG노바 "스타트업에 2000만 달러 지원"

  • 삼성전자, 투자 규모 전년比 3배 늘려

올해 재계에서는 지주회사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지주회사가 ‘기업형 벤처투자회사(CVC)’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다. 그간 계열사가 앞장서 왔던 것과는 달리 올해 기업들은 지주사를 필두로 그룹 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주회사는 금융과 산업 간 상호 소유나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로 구분되는 CVC를 보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효됐다. 지주회사도 CVC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특히 범 LG가로 불리는 그룹들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지주사의 CVC 설립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LG도 CVC 설립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을 중심으로 CVC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올해 1분기 CVC가 공식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GS는 이미 국내 지주사 최초로 CVC 전문회사 ‘GS벤처스’를 설립했다. 지난 1월 GS가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 GS벤처스를 출범했다. 회사는 바이오·기후변화 대응·자원 순환·유통·신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LG그룹에서 독립한 LS그룹과 LX그룹도 CVC 설립에 나설 예정이다. LS그룹 지주사인 ㈜LS는 CVC 설립 관련 검토에 돌입했으며 향후 금융전문가 등 인력을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는 정관변경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 2일 LX홀딩스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안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CVC 설립과 직접 연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LX홀딩스가 CVC 설립을 위해 이 같은 정관변경에 나서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건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라면서도 “CVC 설립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한 바 없으나 중장기적으로 설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지주사가 금산분리법에 저촉돼 금융회사를 만들지 못했다. 국내 벤처회사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며 “산업계 전반에 이런 부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지난해 개정안이 시행됐다. 기업들은 차근차근 검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주사뿐만 아니라 일반 계열사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혁신 조직 ‘LG 노바(LG NOVA·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조직은 스타트업··기술벤처들과 협력해 LG전자의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지난달 LG 노바는 벤처캐피털(VC) 중심의 ‘노바 캐피털 얼라이언스(NOVA Capital Alliance)’를 발족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과 우선 지난해 공모전을 통해 뽑은 스타트업 50곳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LG 노바는 이들 기업에 최대 2000만 달러(약 23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삼성벤처투자(SVIC)’ ‘삼성 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펀드’ 등 3개 CVC를 중심으로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1000억원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해당 기간 투자금은 1029억원으로 전년 334억원 대비 3배 가까운 규모로 커졌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485억원을 출자해 삼성벤처투자의 ‘신기술투자조합’을 새로 조성하기도 했다. 이는 벤처기업 등 신기술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삼성 계열사의 신사업 시너지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이란 게 실행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아 기업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해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으로 고용 창출 효과도 상당히 크다. 또 투자한 기업이 관심을 갖고, 향후 협업 가능한 부분을 찾아 서로 윈윈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열린 LG 노바(LG NOVA·북미이노베이션센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전무)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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