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추모 특집] 韓 게임 1세대 김정주 별세…'포스트 넥슨'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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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3-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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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산 규모 최대 13조원 추정…높은 상속세 충당 위한 지분 매각설도 솔솔

  • IT업계와 정치권에서 애도의 목소리 "큰 별이 졌다"

김정주 NXC 이사 겸 넥슨 창업자[사진=넥슨]


향년 54세.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엔엑스씨(NXC) 이사가 지난달 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국내 게임산업의 개척자로서, 넥슨을 업계 선두 기업으로 일궈온 만큼 향후 '포스트 넥슨'의 운영 방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넥슨의 경영구도, 지배구조 등의 변화 여부가 핵심 관심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이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다. NXC는 사인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최근 그의 우울증 증세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NXC 측은 아직 별도로 김 이사를 추모하는 행사는 계획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경영공백 우려는 없어

김 이사가 넥슨 경영에서 손을 뗀 지는 10년이 넘었다. 작년 7월에는 NXC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당시 이재교 신임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기업 경영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전에 이정헌 넥슨 대표와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 등을 임명하며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만큼 당분간 넥슨의 경영이나 사업방향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이사는 그간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지분 상속은 추진될 예정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김 이사는 앞서 2005년 넥슨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지주사 NXC의 대표를 맡으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왔다. NXC는 넥슨 일본법인 등 총 4개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넥슨 일본법인 아래 넥슨코리아, 넥슨아메리카, 넥슨타이완, 넥슨타일랜드를 포함해 계열사 약 60개를 운영 중이다.

현재 NXC는 김 이사가 67.49%, 부인 유정현씨가 29.43%, 두 딸이 각각 0.68%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 나머지 1.72%는 두 자녀가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운영 중인 ‘와이즈키즈’가 가지고 있다. 즉, 김 이사와 친족이 NXC 지분을 100% 들고 있는 셈이다.

상속법에 따라 김 이사의 지분은 3대 2대 2 비율로 나눠져 각각 배우자와 두 자녀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때 상속세율은 김 이사의 지분 가치 50%에 대주주할증특례 15%를 더해 최대 65%까지 적용될 수 있다.

국내 게임 업계에선 김 이사의 지분 가치를 약 9조~1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포브스 등 외신은 작년 5월 말 기준 김 이사의 자산 규모를 약 13조원으로 추정했다. 상속세가 약 5조8000억에서 최대 7조8000억원까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높은 국내 상속세율 탓에 일각에선 김 이사 유가족들이 NXC 지분 매각으로 해당 비용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슨 계열사 지분 구조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김 이사 일가가 생전 고인의 뜻대로 기부를 할 경우, 그 규모에 따라 상속세율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김 이사는 지난 2018년 1000억원 규모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아주경제DB]

◆넥슨 임직원 애도…IT업계와 정치권에서도 추도 물결

김 이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이후 넥슨 계열사 직원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경영 일선에선 떠난 지 오래지만 넥슨의 정신적 지주이자 상징이었던 까닭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와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도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그를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1일 사내 공지글에서 "제 인생에 멘토였던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면서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넘쳤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내면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빠져들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마호니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김정주) 사장님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 이사와 서울대 공과대 선후배 사이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개인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면서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고 마음을 표했다.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페이스북을 통해 "업계 슬픔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애제자를 잃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그렇게 힘들면 말 좀 하지. ‘바람의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정치권도 추모의 목소리를 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넥슨 김정주 회장의 비보에 애도를 표한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글을 남겼다.

또 "고 김 회장은 우리나라 벤처 도전의 신화이자, 우리나라 게임산업을 세계적 산업으로 키워온 선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앞으로 할 일이 참으로 많은데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고 김정주 회장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큰 별이 졌다. 김정주 이사님의 별세를 애도한다"면서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발전에 김 이사님의 기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비통한 마음으로 추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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