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수다] 아날로그-디지털 장점만 뽑은 하이브리드의 정석 '인스탁스 미니 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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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2-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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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색이 확실한 두 선택지를 두고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확실한 취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진이 순간을 남기고 기억하기 위한 매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사람이 편리한 디지털카메라와 아날로그 감성을 보유한 즉석카메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 즉석카메라 시장은 디지털카메라 등장 이후 급속도로 축소됐다. 즉석카메라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폴라로이드가 2008년 파산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예전과 같은 지위는 아지지만 즉석카메라는 2022년 현재에도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제는 장당 1000원에 달하는 즉석카메라 필름이다.

셔터 한 번 잘못 누르면 1000원이 사라진다는 중압감은 ‘아날로그 감성을 위한 희생’ 측면에서 보더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디지털 사진 파일을 실제 사진으로 인화해주는 서비스나 포토프린터 제품이 유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진 촬영은 편리하게 하고 싶으면서도 잘 나온 사진이나 순간은 아날로그 감성으로 보관하고 싶은 수요가 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에보’ [사진=장문기 기자]

지난 21일부터 5일 동안 체험해 본 ‘인스탁스 미니에보’는 즉석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의 정석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인스탁스 미니에보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본체에 LCD(액정표시장치)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촬영한 사진을 카메라에 탑재된 LCD 화면으로 먼저 확인하고 뽑을 수 있다는 점은 즉석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했다.

필름에 형상이 나타나길 기다릴 때의 설레는 마음은 아날로그보다 덜 하지만, 기껏 뽑은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는 씁쓸함도 함께 사라졌다.

LCD 화면을 통해 남은 필름 수를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LCD 화면 우측에 10개의 점을 확인하면 필름 교체 후 촬영한 사진이 몇 장인지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각각 10종류의 렌즈·필름 효과를 적용해 총 100가지의 촬영 효과를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즉석카메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능이다. 빛 번짐, 블러, 흑백 등 다양한 효과를 LCD 화면으로 미리 확인한 뒤 셔터를 누르면 오히려 사진에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진다.

인스탁스 미니에보는 렌즈·필름 효과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필름카메라의 셔터를 돌리는 듯한 다이얼,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다이얼을 선택했다. 이 다이얼을 돌리고 있으면 필름카메라를 찍는 듯 한 감성도 느낄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에보의 또 다른 장점은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정해 즉석카메라 필름에 인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석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에 더해 스마트 포토프린터의 기능까지 담은 것이다.

다만 이렇게 많은 기능을 담다 보니 가격이 비싸졌다는 게 아쉽다. 게다가 인스탁스 중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다 보니 정가 기준 32만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됐다.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커버가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제품의 가격이 있어 보관 측면에서 불편함이 있었다. 다만 인스탁스 측이 국내 정품에 대해 1년 동안 무상 수리를 제공하는 만큼 부담감은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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