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K-방산의 글로벌화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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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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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가 올해 천궁-Ⅱ 발사대와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며 'K-방산'의 글로벌화를 견인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1일 이집트 카이로에 소재한 포병회관에서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금액은 2조원으로 K9 자주포 해외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지역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에 국산 자주포를 최초로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가칭) 사격지휘장갑차를 이집트 육군과 해군에 공급하고 현지 생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완제품 초도 물량은 오는 2024년 하반기까지 납품된다. 이후 잔여 물량은 기술이전 등을 통해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된다. 이와 함께 장비 운용교육 및 부대, 야전, 창정비 등의 후속군수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이집트 수출 계약은 특히 해군용 K9 자주포가 최초로 수출되는 사례다. K9의 전천후 운용성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집트 해군은 적 수상함에 대한 접근거부(access denial) 임무 수행을 위한 해안방호용 화력체계로 K9 자주포 도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7년 시험평가 과정에서 K9 자주포가 표적함을 명중시키는 등 기대 이상의 성능을 입증했다.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은 한화디펜스 임직원들이 지난 10여년간 이집트 군 당국과 장기간의 협상과 노력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원칙적인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조건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함께 1998년 개발한 K9 자주포는 대한민국 대표 무기체계다. 지난 2001년부터 7개국(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에 완성장비 납품과 기술이전, 현지생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에서 1700여 문이 실전운용 중이다.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집트 수출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K9 자주포 도입 국가는 9개국으로 늘어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디펜스 천궁 발사대 [사진=한화디펜스]

손 대표는 지난달에도 대규모 수출을 이끌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M-SAM2·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첨단 하이테크 무기체계인 미사일, 그것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탄도탄 요격 미사일이 수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디펜스가 발사대와 적재·수송차량을, 한화시스템이 레이더 체계를 제작하고, 이를 공급받은 LIG 넥스원이 체계 종합을 맡아 최종 UAE 공군에 전달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궁-Ⅱ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 등이 참여해 개발해 2018년 생산에 착수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천궁-Ⅱ는 최대 사거리가 40㎞로,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미사일이 안정적으로 발사되기 위해서는 안정성 높은 발사대가 필수적이다. 한화디펜스는 각종 육상용 발사체계뿐만 아니라 해상용 발사체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의 주요 무기체계 발사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천궁 발사대 외에도 현무 미사일 발사대, 해군의 청상어(어뢰) 발사대와 해성(함대함 유도무기) 발사대, 다종의 함정발사 유도탄을 탑재하여 발사할 수 있는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K-9 자주포 수출까지 감안하면 최근 석 달 동안 7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방산 수출에 한화디펜스가 모두 관여된 셈이다.

이는 방산 분야 해외시장 개척 경험이 많은 손 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대구 영진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 방산 방산원가팀장, 한화테크윈 방산사업본부장,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8년 ㈜한화 지원부문 전무를 거쳐 2020년부터 한화디펜스 대표에 올랐다.

그는 ㈜한화 화약에 입사한 이후 기획·재무·인사·신사업 업무를 담당하며 방산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꼽힌다. 또 방산 분야 해외시장 개척 경험이 있어 한화디펜스를 통해 최근 K-방산 호조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손 대표가 한화디펜스를 맡게 된 이후 국내 방산사업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방산 순수출국(수출 규모가 수입 규모보다 많음)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디펜스는 올해도 대규모 수출 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어 순수출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K-방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이끄는 한화디펜스는 방산 시장에서 적절한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화를 적극 지원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현재 방산 시장에서 한화디펜스 등은 하이엔드 시장보다 미들·로우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9 자주포, 현궁 등은 미들·로우급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K-9 자주포는 이 같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결과 자주포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최첨단 무기체계의 하이엔드급은 미국의 누적된 시스템과 제품들을 따라갈 수 없다"며 "한화디펜스 등은 미들급 방산 수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지원도 한화디펜스의 탁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방산 산업에서 수입국은 일단 무기를 구입하지만 결과적으로 자국에서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 한화디펜스는 이런 수요를 파악해 현지 생산을 위해 여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실제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를 수출한 이후 기술지원으로 인도에서의 현지화를 이뤄냈다. 호주나 이집트 등 최근 수주에 성공한 무기 모두 현지 생산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체계 수출은 완제품을 판매한 이후에도 후속 지원 부품들이 있어 단발 계약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매출이 발생한다"며 "손 대표는 이 같은 방산 사업의 해외 수출 흐름을 잘 알고 있기에 K-방산을 널리 알리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사진=한화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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