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의도 '환호'·압구정 '시큰둥'…엇갈린 '잠실5단지 50층' 호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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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신동근 기자
입력 2022-0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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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큰둥한 압구정..."2040 서울플랜이 우선"

  • "다음 수혜 지역은 여의도"...겹호재 기대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최지현 기자]

#."어떤 분은 차라리 팔고 나가는 게 낫다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압구정은 지금 (재건축) 층수를 올리는 것 말고 한강 뷰를 어떻게 정리할 건지, 자리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심입니다." (압구정동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 A대표) 

#."재건축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물이 들어가던 상황에서 이번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계획 승인으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나루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B대표)


서울시가 7년 만에 잠실주공5단지(잠실5단지)의 50층 재건축 계획을 승인하면서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사업 셈범이 복잡해졌다. 특히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과 여의도의 반응이 엇갈렸다. 
 
◇시큰둥한 압구정..."2040서울플랜이 우선"
17일 방문한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재건축 사업 활성화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이를 묻는 말에 "정말로 주민들의 반응을 찾아볼 수 없다"는 여럿 공인중개사의 토로에 몇 번이나 발을 돌리기도 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잠실5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압구정의 재건축 순번이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했다. 이주 수요를 고려한다면 잠실5단지 같은 대단지가 되면 다른 사업지들은 차례로 순번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압구정 지역의 재건축 조합 관계자들은 대체로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서울시 결정보다는 올 상반기 발표될 예정인 오 시장의 '2040서울플랜'에 더욱 기대감을 보였다. 두 지역의 입지조건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장은 "두 지역을 단순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의 '2030서울플랜'보단 개선될 것으로 추측하며 기대치를 갖긴 해도, 지금으로선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조합장은 이어 "지구단위계획이라는 상위 계획이 나오고 난 후에야 세부정비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서 "2040서울플랜이 발표되고 신통기획이 더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느정도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행정을 믿고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에 잠실5단지에 대한 좋은 결정이 났기에 향후 2040 계획이 순조롭게 잘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그는 "금방 변화가 있긴 어렵겠지만, 6월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더욱 (정책) 추진력을 얻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여의도 겹호재 기대감..."다음 규제 완화 지역은 여의도"
반면 여의도에선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하철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여의도는 금융특구로 지정돼 있고 국회의사당 이전 등의 호재도 있다"며 "잠실5단지 허가 사례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D대표 역시 "오세훈 시장이 잠실5단지를 본보기로 삼아 허가한 것"이라면서 "지방선거를 몇 달 앞둔 상황에서 조만간 여의도에서도 해당 사례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규제완화 사례들이 속속 나온다면 우리도 35층 이상 지을 수 있게 되지 않겠느냐"며 "한강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입장에서 큰 호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우리 단지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을 신청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50층 이상 인허가가 나온다는 신호를 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례가 생긴 만큼 '형평성'을 유지하려면 35층 규제 완화를 받는 단지들이 속속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의도의 공인중개업소 B대표도 "재건축 활성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오세훈 시장이 대형단지인 잠실5단지를 본보기로 삼아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를 몇 달 앞둔 상황에서 주요 재건축 지역인 여의도에서도 해당 사례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나 압구정에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들이 많아, 신통기획을 적용하는 등 서울시에서도 재건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잠실주공5단지와 같은 35층 규제 완화를 해당 지역 아파트들에 적용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삼부(왼쪽)·목화 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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