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제심서] 美 금리인상·주가하락·외자유출 '쓰나미' 방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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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자유시장연구원장
입력 2022-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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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며칠 전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연율로 6.9% 성장해 2021년 연간 성장률 5.7%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로 –3.4%로 급락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이다. 미국은 금년 들어 전기비 연율 성장률이 1분기 6.3%, 2분기 6.7%, 3분기 2.3%, 4분기 6.9%를 기록하여 코로나 지속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4월 14.7%까지 급등했던 실업률이 지난해 12월 3.9%까지 하락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6만5000여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이러한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2000여 달러인 한국이 2020년의 코로나로 인한 –0.9% 성장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0% 성장한 점과 대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에 투자가 증가하고 생산활동에 호조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 배경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SK LG, 대만의 TSMC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60%까지 하락했던 제조업가동률은 지난해 12월 77%까지 회복되고 구직난이 아니라 구인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다.

실물경기가 호조를 보이자 지난해 코로나로 0%대까지 하락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2월 7.0%까지 급등했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단기적 현상이라고 주장해 오던 미국 연준 파월의장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연준이 지난 1월 5일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매우 팍팍한 노동시장 흐름으로 볼 때 정책 금리를 이전 예상보다 더 빨리 올릴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의사록은 "FOMC 참석자들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조기에,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매파로 돌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7일 금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데 대한 위기감을 표출하며 오는 3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또 금리인상 뒤에는 곧바로 보유채권 매각을 개시할 것이라는 점도 예고했다. 다만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연준은 1월 FOMC를 포함해 금년에 3, 5, 6, 7, 9, 11, 12월의 7차례 FOMC가 예정되어 있다. 이 중 3, 6, 9, 12월은 연준의장의 기자회견과 경제전망발표가 있다. 따라서 적어도 이때는 금리인상이나 양적긴축(QT)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금년 중 3월부터 5~6차례의 금리인상이 있은 후 하반기 들어서는 양적긴축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 우선 미국 금융시장에 파장이 가장 크다. 우선 주가가 하락한다. 다우존스공업지수는 금년 초 3만6799에서 최근 3만4160까지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작년 12월 7일 1만5686에서 최근 1만3352까지 급락했다. 코인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2020년 3월 코로나가 확산되자 미국 연준은 연준기준금리를 제로로 인하해 다시 제로금리정책을 시작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3월 17일 4945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해 중국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중단하기 전 지난해 4월 13일에는 6만3503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8일 6만7566 달러까지 상승한 후 미국 긴축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하락해 최근에는 3만5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앞으로 미국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이 본격화되면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기금리와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 미 연준, 코인마켓캡]  


 
미국의 금리인상과 주가하락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휘청거리게 한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초래한다. 이미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5월 111.2였던 달러화지수가 12월에는 115.8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되면 외국으로 나갔던 달러가 미국으로 역류한다. 이를 갑작스런 역류 (sudden reversal)라고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9000억 달러 수준이던 미국연준의 본원통화가 연준의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최근 6조4000억 달러까지 불어나 있다. 이 중 상당액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시장국으로 나가 있다.


                                                                          <연준 본원통화와 연방기금금리 추이>


 

[자료: 미 연준] 

 
이처럼 많이 나가있는 미국 달러화가 미국으로 역류하면 당장 신흥시장국의 주가가 하락하고 신흥시장국 통화가치가 하락한다. 즉 달러 대비 환율이 상승한다. 최근 한국의 코스피가 2600선이 붕괴되고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다. 미국에서 금리인상 시그널이 나오는데도 이 정도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이 시행되면 그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 신인도가 낮은 국가에서는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출이 더욱 크게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신인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다. 국가부채가 늘어나고 금융부실이 증가하고 기업투자가 위축되어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국가신인도는 하락해 외국인투자금은 큰 폭으로 유출되면서 위기가 발생한다. 지금 한국은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인해 국가부채가 위험수위까지 이르고 있고 금융부실도 만만치 않다. 특히 200조가 넘는 소상공인 자영업 부채가 원리금상환이 연기되고 있고 가계부채 기업부채를 합한 민간신용규모가 GDP의 220%에 달하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4630억 달러지만 이 정도로는 외채가 6100억 달러 (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러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외채가 23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위기 시 상당액이 역유출될 수 있는 외국인 주식 채권 투자액이 8000억 달러에 이르는 나라에서 외화유동성이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 외화유동성 확보가 외환위기 방지를 위해 시급한 상황인데 작년 12월 말 만기인 600억 달러의 한미통화스와프 만기가 연장되지 않아 우려를 크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통화스와프가 있지만 달러 통화스와프는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다. 그런데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언급도 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지난해 말 한미 통화스와프마저 연장이 안 된 것이다.


                                                                              <미국금리인상과 금융위기>

 
 

<자료: 미국 연준] 

과거 신흥국, 금리 인상 2년후 금융위기 
 
 
과거 신흥시장국의 위기가 미국이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춘 후 다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후 대략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동아시아금융위기 글로벌금융위기가 모두 미국 금리인상 대략 2년 정도 후에 일어났다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다. 위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한국은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때다. 재정상황이 위기 목전에 와 있는데도 무책임한 포퓰리즘만 남발한다든지 금융대출을 쌈짓돈처럼 생각해 정치금융을 남발한다든지 시급한 외화유동성 확보를 소홀히 한다면 바로 복합위기로 직행하게 될 것이다. 새해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다가올 복합위기 예방이 새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오정근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경제학과 ▷맨체스터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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