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는 승리하는 자'의 것...해프닝 혹은 변곡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사진=연합뉴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돌아보면 선거 막판 충격적인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해 선거판을 뒤흔들곤 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는 '초원복집 사건'이 있었다. 부산 지역 정부 기관장들이 식당에 모여 '우리가 남이가'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를 지원하자고 모의한 내용이 통일국민당(정주영 후보) 관계자에 의해 폭로된 내용이다. 그런데 언론보도 후 역설적으로 영남지역 민심이 뭉쳐 김영삼 후보의 승리를 이끌었다.
 
1997년 15대 대선과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병풍사건'이 있었다. 전직 부사관 김대업씨가 당시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두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은 것이 병역 비리였고, 관련 녹음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대법원 판결에서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결론이 났지만, 이회창 후보의 낙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둘러싼 'BBK 사건'이 유명하다. 이 후보와 BBK의 연관성을 겨냥하는 다양한 증언과 영상이 제시됐지만 '정권교체'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소위 '설렁탕 특검'으로 모든 혐의를 벗었다.
 
2012년 18대 대선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한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여론조작' 사건이 있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선 추후에 알려졌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을 겨냥한 '드루킹 댓글조작'이 있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이 주목받고 있다. '7시간 녹취록'은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가 김씨와 53차례, 총 7시간45분 통화한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김건희 7시간 녹취록 주요 내용

'쥴리 논란' / "왜냐하면 나는 쥴리 한 적이 없거든. 그러니까 계속 인터뷰하면 좋지. 걔가 말하는 게 계속 오류가 날 거거든?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동거를 하겠니, 유부남하고. 그것도 부인 있는 유부남하고. 참나 명수가 나 알면 그런 소리 못할 텐데. (중략) 어떤 엄마가 자기 딸 팔아? 유부남한테? 내가 어디 가서 왔다 갔다 굴러다니는 애도 아니고. 명수 같으면 자기 딸 저기 그렇게 할 수 있어? 어느 부모가? 그러니까 그게 얼마나 벌 받는다고 그렇게 하면.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서 그렇게 돼. 뭐가 아쉬워서 자기 딸을 팔아. 손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하는 딸인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네 진짜. 그러니까 그렇게 하면 더 혐오스러워. 요즘은 너무 그러면 뭐든지 너무하면 혐오스러운 거야."

'모친 최은순씨 법정다툼 논란' / "저 사람(정대택)도 답답하겠지. 그래서 대통령 되면 정대택씨가 더 괴롭힌다? (중략) 경찰들이 알아서 구속시킬 텐데."
 
'미투 운동 관련' / "보수들은 챙겨주는 거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추문 관련' /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둘이 좋아서 한 거를. 얘(안희정 전 지사)가 강간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 이름)이 웃긴 애 아니야? 지가 소리를 질렀어? 뭐했어? 둘이 합의 하에 했으면서"

'윤석열 대선캠프 관련' /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우리 오빠라든가 몇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평가' / "우리 남편 노무현 연설 외울 정도거든? 진짜. 누구보다도 정말 좋아했어. 그런데 문재인하고 너무 다르니까, 우리 남편이 너무 충격을 받았지.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도 이제 너무 기질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가 창업주라는 그런 기질이 있고 대장 기질이 있고 좀 책임지려는 기질이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좀 참모 기질이 너무 강하지. 참모 기질이 강해서 조금 대통령 하기는···."

'조국 사태 관련' / "쟤(조민씨)가 뭔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 처음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객관적으로 조 장관이 참 말을 잘 못 했다고 봐요.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 나는 딸 저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 속상하더라고···."
 
"빨리 끝내면 되는데, 계속 키워가지고 유튜브나 이런 데서 그냥 유시민 이런 데다가, 걔도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계속 키워가지고, 사실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야. 보수의 적은 보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야. 진보가 아니라.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야."

'윤석열 대선 후보 등장 배경' / "우린 빨리 나와서 그냥 빨리 그냥 편하게 살고 싶었지. 너무 힘들어서. 대통령 후보가 될 줄 누가 상상했어? 이거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야. 보수가 키워줬겠어? 보수는 자기네가 해 먹고 싶지." 

'무속 및 국민의힘 대선 경선 관련' / "이 바닥에선 누가 굿하고 나한테 다 보고 다 들어와. (그런데) 홍준표랑 유승민은 굿 했어.", "우리와 상대가 안 됐는데 민주당 애들이 띄워서 잠깐 떴었다."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 관련' /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 본인이 오고 싶어 했다."

'언론 관련' / "열린공감TV, 오마이뉴스, 아주경제 장용진 애네들 내가 청와대 가면 전부 다 감옥에 쳐넣어 버릴 거다.", "이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들이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
 
◆갈리는 평가 및 향후 전망
 
녹취록 내용을 두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측과 지지하지 않는 측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측은 '개인적인 통화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 아니냐'는 반응이 대세다. 오히려 화끈한 '걸크러쉬' 면모를 발견했다면서 지지하는 사람도 늘었다. 김건희씨 팬클럽 가입자가 급증하고, 최근 김씨가 네이버 프로필을 직접 수정하며 직접 등판의 가능성을 높인 것도 이러한 평가에 힘입은 것이다.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측은 통화에서 일부 드러난 김씨의 사고방식을 우려한다. '미투 문제' 발언에서 나타난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 부족, '정권 잡으면 알아서 경찰들이 입건한다'에서 드러난 권력욕과 언론관, '무속 관련 발언'에서 드러난 무속에 대한 의존 가능성을 특히 주목한다.
 
결론은? '역사는 승리하는 사람의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승리한다면 김건희씨 녹취록은 대선 과정에서 튀어나온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가 패배한다면 윤 후보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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