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엔 7조···"올 4조 불과할 것"
  • 순차입금 급증해 시가총액 '발목'
과거 두 차례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업계와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최근 상장을 시도했던 2018년보다 더 나은 기업가치를 책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시가총액 산정 기준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는 7조원 수준으로 산정되던 기업가치가 올해는 55.6%인 4조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늦어도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서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결과가 전달받게 된다. 큰 문제없이 심사를 통과한다면 올 상반기 중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과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이를 자진 철회했다. 이번 상장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도 상장 절차를 완주할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관계자가 적지 않다.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시대에 굳이 정유사가 IPO에서 호평받기가 어렵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시장 관계자들은 시가총액을 미리 따져보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가 2018년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업은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용이 크고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를 감안해 '현금 창출력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EV/EBITDA 방식은 현금 창출력(EBITDA)에 동일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EV)를 산정한다. 해당 기업가치에서 순차입금을 제외해 적정 시가총액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2018년 당시 상장 동종 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과 GS, 에쓰오일을 꼽았다. 이들의 지난해 말 기준 EV/EBITDA 예상치를 살펴보면 평균 6.7배로 나타난다. 2차전지 자회사를 품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8.47배로 평균치를 끌어올린 결과다. 이는 2018년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시도할 당시 적용한 EV/EBITDA 6.5배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현금 창출력도 2018년 대비 개선됐다. 2018년 누적 2분기(1~2분기)에는 7596억원의 현금 창출력(연간 조정치 1조519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누적 3분기(1~3분기)에는 1조3428억원을 기록해 연간 조정치가 1조7859억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현금 창출력에 각각 EV/EBITDA 배율을 적용해보면 기업가치는 2018년 9조8748억원에 비해 약 2조원 늘어난 11조9655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급격히 늘어난 순차입금이 시가총액을 억눌렀다. 2018년 6월 말 현대오일뱅크의 순차입금은 2조8179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당시 기업가치 9조8748억원에서 순차입금을 제외한 적정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7조569억원으로 평가된다.

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순차입금은 8조439억원에 달한다. 기업가치 11조9655억원에서 순차입금을 제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3조9216억원에 수준이다. 이는 2018년 적정 시가총액 7조569억원 대비 55.57%에 불과하다. 결국 순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나 시가총액을 억제한 형국이다.

물론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동종 상장기업을 더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등 변수를 준다면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실제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을 급격히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라는 면모를 내세워 정유업 특유의 저평가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정유업 분위기도 좋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기대 시가총액이 2018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도 나름 관점이 있겠지만 우리와 시각이 다른 것 같다"며 "2018년보다 상황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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