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칼럼-아이·디어·유] 새해 결심, 새 알고리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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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수석논설위원
입력 2021-12-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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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리즘에 길들여진 나를 탈출시키기

  • 좋은 알고리즘 시작하는 새해, 헌 기록 삭제부터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는 댓글을 종종 본다. 동영상 뿐 아니라 쇼핑몰 상품 구매 후기 등에 달린다.
 
알고리즘(algorithm)은 쉬운 용어가 아니다. 사전적으로 알고리즘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령 순서의 구성이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입력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출력을 유도하는 방법, 절차, 명령어의 조합.
 
어려운 과학 전문용어였던 알고리즘을 요즘 많은 이들이 익숙하게 쓰는 이유는 우리가 ‘좋아요’와 ‘추천’, 검색 등 모바일과 인터넷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알고리즘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포털, 유튜브 등이 나에게 자동으로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 상품이 추천되는 방식이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첫 화면에 자신이 관심 갖는 분야, 보고 싶은 영상이 자동으로 뜨는 걸 경험한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자주 읽는 기사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특정 사이트에서 내가 어떤 상품을 보고난 뒤 곧바로 그 상품 광고가 다른 사이트에서 뜬다. 지금까지 내가 본 영상, 검색한 내용, 클릭했던 광고 등을 토대로 나의 관심을 분석해 관련 영상, 상품을 AI(인공지능)가 올려주는 걸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이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든 지는 꽤 오래됐고, 그 힘은 강력하다.
 

[사진=픽사베이]


▶“새해부터는 꼭!”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새로운 결심을 한다. 다이어트, 저축, 금연, 운동, 독서 등 다양한 목표를 세운다. ‘달라질 거야’라며 마음을 굳게 다진다.
 
그렇다면 그 결심에 걸맞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드는 게 먼저일 듯 싶다.
 
요즘 중국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는 스마트폰 설정을 초기화하는 ‘휴대폰 폭파’가 유행이라고 한다.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모든 걸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스마트폰 기록을 싹 지우는 걸 말한다. 깔아 놓은 어플(앱)도 전부 삭제다.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알고리즘의 노예가 된 자신을 스스로 구출하려는 극단적인 선택인 셈이다.
 
이러면 자칫 자신의 중요 정보를 영원히 삭제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유튜브 시청 기록, 네이버의 검색 기록을 지워보는 건 어떨까. 새해맞이 과거 기록 삭제, 새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시작하는 차원에서다.
 
▶크게 어렵지 않다. 설정으로 들어가 각종 기록 삭제를 누르면 된다.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자. ①첫 화면 우측 맨 위 아이디를 누른다. ②밑에서 두 번째 ‘설정’ ③가운데 ‘기록 및 개인정보 보호’ ④시청 기록 지우기-검색 기록 삭제 ⑤삭제할까요? 질문에 답, 끝.
 

실질적인 정보와 필요한 도움을 주는 좋은 알고리즘은 당연히 계속 갖고 가야 한다. 하지만 쇼핑 중독, 과식 유발 먹방, 비이성적 투자, 극단적 이념 추종 등의 알고리즘에 길들여진 자신을 발견한다면 ‘기록 삭제’가 시작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 새해 첫날을 새 알고리즘으로 시작하자. 새해 결심의 첫 단추는 기록 삭제를 통한 새로운 알고리즘부터다. '구독과 좋아요'를 다시 설정하는 건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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