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첫 5G특화망 사업자 선정...사실상 제4이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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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1-1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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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제2사옥에서 초거대AI와 브레인리스 로봇 연결하는 용도

  • 5G와 클라우드 결합한 스마트오피스·팩토리 사업 확장 노림수

  • 내년 삼성SDS·SK㈜ C&C 등도 5G특화망 사업자 진출 전망

네이버 제2사옥 5G특화망 구조 [사진=네이버]

국내 클라우드 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가 제1호 '5G특화망(이음 5G)' 사업자가 됐다.

5G특화망 사업자는 주파수 독점권을 토대로 전국적인 B2C(이용자 대상) 통신 사업을 전개하는 기존 이동통신 3사와 달리 지역 독점권을 활용해 국지적인 B2B(기업 대상) 통신 사업을 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랩스와 함께 5G특화망을 활용한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한 후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통신 업계에선 네이버클라우드를 시작으로 5G특화망 제도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제4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5G망 갖춘 이통3사와 달리 네이버 제2사옥에만 5G망 구축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신청한 '5G특화망 주파수 할당'과 '회선설비 보유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5G특화망은 인공지능·로봇·스마트팩토리 등 5G를 활용한 융합 서비스를 전개하려는 기업이 특정 지역(토지·건물)에 직접 5G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다.

과거에는 기업이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통3사를 거쳐야 했으나, 이제 5G특화망 사용 신청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하면 직접 5G망을 구축하고 다른 기업에 5G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초 5G특화망 운영방안과 주파수 공급방안을 세우고 지난 10월 주파수 할당 공고를 했다.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네이버클라우드를 한 달간의 사업자 적합 심사를 거쳐 첫 5G특화망 사업자로 선정했다.

5G특화망은 하나의 주파수 대역(28㎓ 대역 600㎒, 4.7㎓ 대역 100㎒)을 여러 기업이 나누어 쓰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주파수 혼선을 막기 위해 하나의 지역에는 해당 지역을 선점한 사업자만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일례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제2사옥 건물은 이번에 해당 지역 5G특화망 사업권을 신청한 네이버클라우드만이 망을 설치할 수 있고, 다른 기업은 설치가 제한된다.

이통3사는 전국적인 5G 주파수 독점 사용권을 얻기 위해 약 3조원(5년 기준)에 달하는 큰 비용을 내야 했으나, 5G특화망은 주파수 이용 지역이 좁은 만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5G특화망 주파수 사용권의 경우 네이버클라우드가 네이버 제2사옥에서 5년(2022년 1월~2026년 12월) 동안 이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총 1473만원의 이용 비용이 책정됐다.

5G특화망은 특정 기간에만 사용권(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는 일반 5G 주파수와 달리 기업이 언제든지 사용을 신청할 수 있다. 대신 여러 기업이 근처에서 같은 주파수를 이용할 때 발생할 우려가 있는 주파수 혼선을 막기 위해 전파 전문가들의 전파간섭 분석 현장실사를 받아야 한다. 이후 과기정통부 심사위원회를 거쳐 5G특화망 사용을 최종 허가한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도 제2 사옥 외부로 5G특화망 전파가 전달되지 않는 것이 확인된 후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기업의 사업 편의와 5G특화망 활성화를 위해 5G특화망 사용 심사 기간을 한 달 이내로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또 5G특화망 사용 허가를 받으려면 신청 지역(토지·건물)의 소유주이거나 임차인이어야 한다. 5G특화망 구축에 따른 법적 분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네이버랩스 로봇 [사진=네이버랩스]

◆5G+로봇+클라우드=스마트오피스·팩토리...네이버의 노림수

네이버클라우드는 제2사옥에 구축하는 5G특화망을 우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초거대 AI(인공지능)'와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5G브레인리스(두뇌 없는) 로봇'을 연결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초 완공되는 네이버 제2사옥은 많은 로봇이 근무자를 위해 택배, 도시락, 음료 등을 전달하는 스마트오피스로 거듭난다.

현재 식당, 호텔 등에서 사람을 대신해 물건을 전달하는 AI 서비스로봇은 로봇 내에 탑재된 처리장치·로컬 AI(브레인)의 성능 한계 탓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또, 사무공간의 구조가 변하면 적응(학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무공간의 구조와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초거대 AI가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가진 5G특화망을 활용해 건물 내의 로봇들을 수족처럼 부림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이용자가 요청하기도 전에 초거대 AI가 건물 내 센서를 통해 이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로봇이 이를 전달하는 구조다.

또, 로봇에서 로컬 AI 실행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없앰으로써 로봇 제작비용이 낮아지고 배터리 소모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이동하면서 더 똑똑한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는 먼저 제2사옥에서 스마트오피스 환경의 유용함을 검증한 후 이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5G특화망을, 네이버랩스는 초거대 AI와 5G브레인리스 로봇을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

향후 5G특화망 관련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에서 이통3사와 동일한 회선설비 보유 기간통신사업자로 전환했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계열사에 유무선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을 보유한 상황에서 네이버 제2사옥에 5G특화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회선설비 보유 기간통신사업자로 변경을 신청했다"고 네이버클라우드가 기간통신사업자 변경을 신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제2사옥뿐만 아니라 오는 2023년 세종시에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완공될 예정인 '각: 세종'에도 5G특화망과 5G브레인리스 로봇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각: 세종은 사람이 하던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는 국내 최초 스마트데이터센터로 완공된다. 이를 토대로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이상징후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또,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는 초거대 AI가 5G특화망을 활용해 생산 로봇을 제어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가 향후 각: 세종을 포함한 다른 지역과 기업에 5G특화망을 구축하려면 과기정통부의 5G특화망 사용 심사를 다시 받고 관련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주파수 독점권이 아닌 지역 독점권을 받는 5G특화망의 특성 탓이다. 지역별로 사용 심사를 받는 것은 5G특화망을 신청한 모든 기업에 적용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지부진한 28㎓ 5G 활성화 목표...삼성SDS·한전도 관심

과기정통부는 이번 네이버클라우드의  5G특화망 신청에 28㎓ 대역(mmWave)을 포함한 5G특화망 전체 주파수 대역을 할당했다. 이는 초거대 AI와 5G 브레인리스 로봇을 연결하려면 대규모 트래픽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통신 업계에선 과기정통부가 기존 5G 서비스에 활용하는 Sub 6㎓ 대역은 100㎒만 할당하면서 28㎓ 대역은 6배인 600㎒를 할당한 것을 두고 28㎓ 초광대역 5G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림수로 보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많은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지만 도달 거리가 짧아 야외에서 이용하기 힘든 초광대역 5G를 실내 5G특화망을 활용해 상용화하려는 계획이다. 28㎓를 B2B에 활용하려는 기존 5G 상용화 계획과도 일치한다.

해외에선 독일, 일본, 영국을 중심으로 5G특화망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독일은 보쉬, 바스프, 텔레포니카 등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협력해 5G특화망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전개 중이다. 루프트한자도 5G특화망을 활용해 원격으로 항공기 엔진부품과 기내를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도쿄도립대, 국립교통성, NEC, 후지쯔 등이 5G특화망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을 준비 중이고, 영국은 도시바유럽연구소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팩토리를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도 내년 제2·3의 5G특화망 사업자가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SDS, SK㈜ C&C 등이 5G특화망을 활용한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내년은 5G특화망이 확산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이 5G특화망을 활용해 모든 기기를 하나로 연결해 다양한 5G 융합서비스를 발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용자들이 신규 서비스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앞으로 5G특화망을 '이음(e-Um) 5G'라는 새 이름으로 부를 계획이다. MVNO라는 어려운 통신 용어를 '알뜰폰'으로 순화한 것과 비슷한 조치다. 새 이름은 지난 11월29일부터 12월17일까지 진행한 '5G특화망 새 이름 공모전'에 제출된 이름 중에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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