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목동·대치동 전세매물 늘었는데 전셋값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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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1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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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 급등, 대출규제로 이동줄어"

  • "한번 계약하면 4년, 집주인들 아직은 호가 안낮춰"

양천구 목동5단지아파트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아파트 전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전세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던 지난해 이맘때와 달리 수요가 사그라들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맘때 임차 수요가 많은 대치동과 목동 등 대표적인 학군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치동의 전세매물은 1037건으로 지난해 12월 23일 205건과 비교해 6배가량 늘었다. 석달 전인 올해 9월 23일(983건)과 비교하면 약 50건 증가한 수치다. 

이날 기준 목동의 전세물건은 985건, 지난해 같은 날엔 789건으로 1년 전보다 200건가량 증가했고, 3개월 전인 9월 23일(642건)과 비교하면 300건 이상 늘었다. 

학군지의 전세 시장은 통상 학군 배정을 위한 이주 수요가 있는 매년 12월 전후가 성수기로 여겨지지만, 올해는 오히려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목동5단지의 공인중개업자 A씨는 "수능 이후 빠져나간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며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 자리를 채우지만, 최근엔 문의가 적어 거래가 드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한 원인으로 1주택자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꼽았다. 앞서 정부는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사는 소위 ‘갭투자’가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시가 9억원 초과 보유 1주택자 전세자금 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A씨는 "목동은 학군지이기 때문에 자녀의 교육을 위해 잠시 이동해온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1주택자들이 전세자금을 대출받지 못하게 되면서 목동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해서 대부분 아파트가 9억원을 넘게 되며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진 1주택자들이 많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매물 증가에도 전셋값은 하락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A씨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급매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목동5단지 전용 65㎡ 전세는 최근 8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가장 높은 가격이었던 7억8000만원보다 6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또 전용 81㎡의 경우에도 지난달 24일 1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목동의 공인중개사는 "전세가 부담스러워 월세를 낀 거래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부분도 전세물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치동도 매물은 늘고 있지만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대치동의 한보미도맨션 전 161㎡ 전세는 지난 15일 2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84㎡도 지난 11일 21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으며 같은 아파트 전용 151㎡도 이달 2일 37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대치동 공인중개사 B씨는 "앞서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 매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크게 조정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하면 10% 정도 조정을 할 것이고, 지금 나와 있는 매물은 2월쯤이면 모두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오른 전셋값을 소화할 만한 수요가 줄었지만 집주인들이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신축 입주가 많지 않아, 신규로 공급되는 전세물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며 "한번 계약을 맺으면 4년까지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 쉽게 가격을 낮춰 거래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은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거래 회전 자체가 어렵게 된 것"이라며 ""갱신계약도 무조건 5%씩 올리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인 전셋값은 오히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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