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갈등을 풀며 미래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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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12-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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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희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희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1년은 코로나19로 우왕좌왕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 느낌이다. 2022년에도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간다는 희망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중소 자영업자의 비명은 높아가고 방역과 의료 체계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의 대처는 여러 면에서 허둥지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 앞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마음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DNA가 우리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시 국난을 극복하는 데 일조했던 금 모으기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기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는 내년에는 국민이 화합하고 상대편을 포용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모아 희망을 품고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현 정부가 추진한 적폐청산, 부동산 중과와 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국가 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결과적으로 진영, 계층, 세대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에는 이러한 갈등이 완화되길 기대한다. 

2021년 2명의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2022년 3월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다. 세상을 떠난 2명의 전직 대통령의 공과는 역사가 판단하겠지만 전두환 시대의 경제적 성장과 노태우 시대의 북방 정책으로 인한 외교적 성과는 우리나라가 번영하는 데 기여했다. 영어의 몸인 두 분의 전직 대통령도 풀려나 국민 화합에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경제 전문가인 김재익 경제수석을 발탁하고 경제에 관련된 전권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통령의 보호막 아래 금리, 환율,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경제적 안정 시기를 이뤄낼 수 있었다. 김재익 전 경제수석은 정통성이 부족한 전두환 정부의 참여에 대한 가족 일부의 반대에도 애국 애민 정신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했다.

인재를 찾아 기용하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막이 되는 것은 지도자의 큰 덕목이다. 2022년 선출되는 대통령은 각 분야의 인재를 중용하고 이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현 정부의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관련 정책도 따지고 보면 인사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부동산 관련 주요 부서다. 전문성이 결여된 정치가와 소신이 부족한 공무원이 양 부서를 맡아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 제대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데 실패했다. 청와대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분이 유사한 기조의 정책을 펼치고 핵심 관계자가 관련 정보를 이용해 개인의 전세 거래에 활용하는 도덕적 해이 현상까지 나타났다.
 
다음 정부에서는 진영이나 편과 관계없이 김재익 전 경제수석과 같이 유능하고 애국심으로 무장한 전문가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김대중 정부는 비서실장을 비롯한 핵심 요직에 반대편의 인사를 기용했다. 국민 화합에도 기여하고 인재 풀을 넓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현 정부가 인재 풀을 넓게 쓰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편과 진영 위주의 인사를 해온 데 주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적폐 청산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능한 인사라도 이전 정부에서 일하면 적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폐의 기준을 현 정부가 정하면 이전 정부의 공직자는 적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의 성과는 유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때 얻을 수 있다. 현 정부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 국민소득 100달러 정도의 최빈국에서 현재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로 나아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도자를 잘 만나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됐다.

현 정부에서 추진된 소득 주도 성장, 탈 원전, 부동산 중과, 적폐청산은 추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나타냈고 국민 분열을 일으켰다. 정책 설계 시 정책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발생 가능한 부작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 정부에서는 정책 설계와 집행 시 선한 의도이면 부작용은 간과해도 좋은 것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 정부는 국내외적으로 비판이 있고 북핵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군 철수의 명분을 줄 수 있는 종전선언과 같은 논란이 많은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공정한 선거 관리와 코로나19 대응에 정부의 힘을 집중해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 주도 성장,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원전 기술의 발전, 부담 가능하고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 개선과 공급 확대 정책을 통한 부동산 가격 안정, 국민 화합 추진과 같은 현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작은 정부를 지향해 규제 개혁과 민간의 혁신성과 창의력 증대가 필요하다.

2022년 새 정부는 국민에게 희망 고문이 아닌 희망을 주길 기대한다. 후보들의 자질과 공약을 잘 판단해 국민 화합을 추구하고 미래에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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