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인도-태평양 지역 5대 전략 요소 제시...동남아 순방은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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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2-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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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이후 첫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블링컨 장관은 일행 중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며 순방을 중단한 상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방문하기로 계획한 블링컨 장관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인도네시아 일정을 끝내고 방문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동행한 기자단 중 한 명이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며 15일 순방을 중단했다. 다만,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국무장관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며 "블링컨 장관은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에게 전화로 유감을 표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별도의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무장관과 통화해 "개발·경제 성장·안보에 대해 방글라데시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블링컨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머레이 히버트 동남아 전문가는 태국에게 있어서 이번 방문이 취소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연설에서 태국을 언급한 것은 태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15일 로이터에 밝혔다.

히버트 전문가는 "블링컨의 방문은 확실히 아세안에게 있어서 주요 이정표였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14일 블링컨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대학교에서 진행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해 시사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발전 △역내외 연결고리 강화 △외국인직접투자(FDI)등을 통한 지역 번영 증진 △코로나·기후 위기 대응을 통한 회복탄력성 구축 △지역 안보 강화 등을 5대 요소로 제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라고 언급하며 이 지역은 지난 5년간 세계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경제 성장률의 약 3분의 2를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로 블링컨 장관은 규칙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며, 상품·아이디어·노동력 등이 실제 국경과 사이버 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이러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투명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배 구조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미국은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도전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국제연합(UN·유엔)에 힘을 싣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한 인터넷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더 폐쇄적이고, 분열되었으며,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들의 공격을 막아내 개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접근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거론하며 남중국해의 자유를 보장하기로 결의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둘째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팎에서 더 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주,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을 제시해 이 국가들과의 동맹을 심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접견한 두 명의 외국 정상이 각각 일본과 한국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과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협의체인 쿼드(QUAD) 등의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계속해서 아세안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몇 개월 내에 이루어질 정상회담에 아세안 지도자들을 초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지난해 9월 메콩강 유역 국가들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 외에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국가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했다.

셋째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지역 번영을 위해 이미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형태로 1조 달러(약 1184조원) 이상을 제공했으며, 더 많은 투자를 원한다는 지역의 요청에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 및 기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탈탄소화 및 청정 에너지, 기반시설 구축, 근로기준법 등 공통 목표를 추구할 포괄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주 미국이 호주, 일본과 함께 △미크로네시아 △키리바티 △나우루 등 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에 인터넷 연결을 개선하기 위한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주요 7개국(G7)과 함께 시작한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프로그램을 통해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자금 조달을 통해 수천억 달러를 동원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 주도의 인프라 지원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째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코로나와 기후 위기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회복 탄력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 세계에 공급한 백신 3억 개 중 1억 개 이상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급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했으며, 지역에서 청정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안보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은 미국의 국력과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의 국력을 결합하는 통합 억지력(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대표적인 예로 언급했다.

불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가지 않도록 보장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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