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지망생부터 아이돌 팬클럽·배우까지…이색 경력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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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1-1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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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우먼이 꿈이었죠"…'웃긴 변호사' 신유진

  • 아이돌 팬클럽도 인정하는 인싸…'로펌좌' 고윤기 변호사

법조인들이 진중하고 무겁기만하다는 생각은 편견이 됐다. 법이나 시사 같은 딱딱한 주제가 아니라 웃기고 가벼운 주제로 마음껏 망가지고 자신의 끼를 보여준다. 유튜브·방송 등 다양한 곳에서 변호사들을 만날 수 있다. 분장을 하거나 연기를 하는 변호사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타나 아이돌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변호사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법률시장의 모습을 조명했다.
 
"개그우먼이 꿈이었죠"···'웃긴 변호사' 신유진

"시사나 법률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엄숙하고 진지함보다는 사람들이 귀기울이고 싶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이에요."

예능부터 시사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신유진 변호사(사법연수원 44기)의 말이다. 그는 사람들을 웃게 만들기 위해 본인이 망가지는 것에 거침이 없다. 영화 '넘버3' 송강호 배우의 성대모사를 하는가 하면 영화 '관상'에 나왔던 이정재 배우를 따라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미스에이의 'Bad Girl, Good Girl'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개그우먼 김신영씨의 '부캐'인 둘째이모 김다비 분장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신 변호사는 예능에 출연해 본인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말 그대로 '웃긴 변호사'다. 실제로 그는 개그맨 시험에 응시한 적도 있다.

신 변호사는 영화 속 법률 얘기를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방송 출연에 진심이다. 영화 '아바타'를 주제로 방송하던 날 아바타에 나오는 인물로 분장을 하고 출연했다. "실제로 소품이나 의상은 개인적으로 준비한다. 방송에서 해주는 것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고 신 변호사는 극구 설명한다.

신 변호사는 예능 출연이 본업인 변호사 업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혼 사건에서는 합의가 된 경우 오랜 시간 소송을 통해서 판결을 받는 것보다 각자 원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양쪽 의뢰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을 통해 사건을 종결한다. 당사자 간에 이견이 첨예한 경우가 많다. 신 변호사는 실제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상대방 변호사가 "방송 잘 보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의 밝은 모습이 재판에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신 변호사는 "저를 방송으로 만나게 되든, 사건으로 만나게 되든 저를 만나시는 분들에게 웃음을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아바타' 분장을 한 신유진 변호사. [사진=SBS '허지웅쇼' 유튜브 캡처]

 
아이돌 팬클럽도 인정하는 인싸···'로펌좌' 고윤기 변호사

고윤기 변호사(사법연수원 39기)는 아이돌 그룹인 아이즈원 팬클럽 사이에서는 '로펌좌'로 불린다. 방송을 통해 아이돌을 접했던 고 변호사는 아이즈원의 첫 단독콘서트 당시 팬들이 화환을 보내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도 물품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쌀화환을 보냈다. 고 변호사는 "단순히 결혼식에 화환 보내는 것처럼 생각했다"며 "결국 평생 팬클럽 활동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없는 '아싸'가 팬클럽 '인싸'로 바뀌게 된 순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 변호사의 활동은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돼 큰 반응을 얻게 됐다. 그가 '로펌좌'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때다.

아이돌 그룹은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아이즈원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됐고, 팬들은 소속사에서 발빠른 조치를 해주길 바랐지만 큰 움직임은 없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고 변호사는 로펌 명의로 소속사에 내용 증명을 보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고 변호사는 결국 팬클럽 회원들과 악플 대응에 나섰다. 이른바 '악플 대응팀'이 구성된 것.

고 변호사와 악플 대응팀은 각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악플을 캡처하는 등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활동은 결국 소속사의 악플러 고발로 이어졌고, 당시 일간베스트(일베)에 성희롱 글을 올린 경기도 7급 지방공무원 합격자는 임용이 취소되기도 했다.

 

[사진=고윤기 변호사 제공]

 
'연기하는 변호사' 강성신 변호사

마블의 닥터스트레인지 복장을 하고 한 손에는 소법전을 든 남성이 외친다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웹드라마 로이어스트레인지 속 강성신 변호사(변호사시험 6회)의 모습이다. 다소 코믹한 장면, 하지만 영상 속에 담긴 내용은 가볍지 않다. 드라마 속에는 직장·군대 등 상하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10대 때부터 연극배우를 꿈꾸던 강 변호사는 군 입대를 전후로 다양한 분야에 눈을 떴다. 이후 그는 홍콩의 금융회사, 공인노무사를 거쳐 변호사가 됐다. 노동법과 관련한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기 위해 강 변호사는 카메라 앞에 섰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로이어스트레인지'다.

강 변호사는 웹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에도 도전했다. 그가 기획한 창작극 '오피스 탈출기' 속 주제도 직장 내 괴롭힘이다. 강 변호사는 연극에 '변호사' 배역으로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단체협약 등을 통해 극단에 있는 노사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재자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강성신 변호사 [사진=웹드라마 '로이어스트레인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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