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TC, 엔비디아의 ARM 인수 제동…"업계 혁신·경쟁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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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2-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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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영국 ARM을 인수하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번 소송이 FTC의 공격적인 독점 금지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FTC는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가장 큰 반도체 기업들 중 하나인 엔비디아가 경쟁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 설계 기술 등을 통제하게 될 수 있다"라며 약 400억 달러(약 47조1240억원)에 ARM을 인수하려는 엔비디아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인수가 이뤄진다면 자율주행기술·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서비스 등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 발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엔비디아는 "계속해서 이번 거래가 업계에 도움이 되고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알자지라·WSJ 등 외신은 이날 보도했다.

미국 FTC는 이번 인수에 대해서 꾸준하게 우려를 표명해 왔다. 11월에도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가 "(미국 FTC의)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에 대해서 FTC와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측 위원 2명씩으로 구성된 FTC는 만장일치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 반대 소송에 찬성했다. FTC는 소송 결정에 앞서 한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의 경쟁업체 직원과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밝혔다. 행정심판은 2022년 8월로 예정됐다.

2020년 9월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 중 약 90%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이다. 완성된 반도체를 공급하거나 판매하는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자동차 내 자율주행 프로그램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한다. 

FTC는 ARM의 기술이 엔비디아와 다른 경쟁업체들의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성명에서 FTC는 엔비디아가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을 통제해 경쟁 기업들을 약화시키며 결국 제품 품질 저하, 혁신 감소, 가격 인상, 선택권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의 혜택을 받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엔비디아를 비롯해 경쟁 기업들이 제품 개발, 설계, 테스트, 디버깅, 문제 해결, 유지 관리 및 개선 등을 위해 민감한 정보를 ARM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RM의 중립적인 설계 기술 제공으로 이루어졌던 ARM 생태계에 대한 신뢰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2022년 4월까지 관련 규제 절차를 완료하고 거래를 종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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