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방역복을 착용한 채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40대 A씨 부부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이들의 지인인 30대 남성 B씨 부부와 자녀로 전파됐으며, 여기에 현재 B씨의 아내와 장모, 지인도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에 더해 첫 확진자인 A씨 부부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부부의 밀접 접촉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서 2일 오후 5시 기준 접촉자가 최소 276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한 전파력을 지닌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에 이어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지역사회 연쇄 전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명과 역학적 관련이 있는 4명 등 총 9명이 오미크론 환자로 분류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정 환자 5명 중 4명은 무증상이며, 1명만 미열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번째 환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40대 A씨 부부이고 3번째 환자는 이 부부의 10대 자녀다. 4번째 환자는 A씨 부부의 접촉자인 30대 남성 B씨이며 5~7번째 환자는 B씨의 접촉자다. 각각 B씨와의 관계를 보면 5번째 환자는 배우자인 30대, 6번째 환자는 가족인 60대, 7번째 환자는 지인인 30대다. 8~9번째 환자는 A씨 부부와 별개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여성이다.

이 중 A씨 부부는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접종완료자로서 격리 면제 대상자였기 때문에 입국 후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하루 동안 외부 활동이나 이동에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후 4일 뒤인 지난 29일 A씨 부부의 입국 당시 부부와 함께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했던 B씨 1명, 이어 30일에는 부부의 동거가족인 10대 자녀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문제는 A씨 부부가 방역 당국에 "입국한 날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고, 정부는 이들의 진술에 따라 A씨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B씨를 이들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B씨는 A씨 부부의 확진 소식을 듣고 받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자 격리 조치 없이 일상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재차 2차 검사를 받았고 지난달 29일에야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B씨가 A씨 부부와 접촉 후 아무런 격리 조치 없이 돌아다닌 6일 동안 그와 접촉한 사람은 가족·지인·업무 관계자 등 모두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A씨 부부와 같은 항공기 내 근처 좌석에 탑승했거나, 자택·거주시설에서 접촉한 이들까지 포함한 접촉자는 총 105명이다. 특히 B씨가 A씨 부부가 다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프로그램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B씨를 포함해 411명이 참석했고, 같은 날 교회에서 진행된 예배 참석자도 400명에 이른다. 

오미크론 변이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을 댕기는 뇌관이 될지도 우려된다. A씨 부부 관련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가 모두 수도권인 인천에 거주하고 있고, 50대 여성 2명도 경기도민으로 확인돼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A씨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이지리아 방문 부부와 그 지인 양쪽에서 다 2차 감염이 일어났고, 그 분들(2차 감염자)의 접촉자 부분에서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전날 신종 변이 대응 범부처 태스크포스 1차 회의를 열어 3일부터 2주간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해외에서 온 국내 입국자 모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10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입국 전, 입국 1일차, 격리 해제 전 등 입국 전후로 3차례 받아야 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경우 정부가 마련한 임시생활시설에서 10일간 격리된다. 

전문가는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우려하면서도 현재까지 중증도가 높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방역 당국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력이 강하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중증도가 높은지 여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그 이상의 문제를 발생시킬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정부가 근거를 갖고 말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이고, 과학적 근거로 예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델타 변이로 인한 지역사회 4차 유행"이라며 "특히 위험한 동절기에 유행을 통제하고, 위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3차 접종을 맞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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