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노버의 '6개 죄목'···中좌파인사 비판공세
  • ​'미국의 데릴사위' vs '과도한 국수주의'
  • ​재무 부실, 혁신 부재···'PC 조립공장' 지적도

[사진=레노버]

국부 유출, 임원진 고액 연봉, 외국인 경영진 보안 유출 우려, 거액의 부채, 돈놀이, 혁신성 부재···.

세계 최대 PC제조업체인 중국 국민기업 레노버(聯想, 롄상)에 씌워진 여섯 가지 죄목이다. 중국 ‘반미투사’로 불리는 좌파 평론가 쓰마난(司馬南)을 시작으로 중국서 레노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최근 중국 내 고조된 삐뚤어진 애국주의가 빚어낸 결과이긴 하지만, 재무 부실·핵심기술 부재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레노버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노버의 '6개 죄목'···中좌파인사 비판공세
중화권매체 둬웨이망 등에 따르면 쓰마난은 지난달에만 인터넷에 23차례 레노버 비판 영상을 올리며 레노버가 여섯 가지 죄를 저질렀다고 공격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레노버의 국부유출 여부다. 1984년 중국 국가 산하 연구소인 중국과학원 부설기업에서 시작한 레노버는 원래 국유기업 신분이었으나 훗날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쓰마난은 이를 놓고 과거 레노버가 민영기업으로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13억 위안의 국부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2009년 중국과학원이 원래 보유하고 있던 레노버 지분 29%를 단돈 27억5500만 위안에 중국 투자전문회사 판하이홀딩스에 매각했다며, 이는 그 당시 시장가격(40억4500만 위안)보다 13억 위안 낮은 헐값에 판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레노버가 임원진 연봉으로만 한해 10억 위안을 쓴다며 고액 연봉 문제도 제기했다. 또 27명의 경영진 중 절반 이상인 14명이 외국인으로 채워져 정보보안 유출 우려가 있다고도 꼬집었다. 

자산부채율이 100%에 육박해 납품업체 대금을 체불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소홀해 매출의 고작 3%만 R&D에 투자해 핵심 기술이 부족하다고도 비판했다. 

과거 2016년 국제표준회의에서 5G 표준 제정 당시 레노버가 같은 중국 국적 기업인 화웨이가 아닌 미국 퀄컴을 지지했고, 심지어  중국보다 외국서 더 싼 가격에 제품을 팔고 있다며 사실상 레노버를 '매국 기업'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미국의 데릴사위' vs '과도한 국수주의'
이를 놓고 인터넷 여론이 시끄럽다. 특히 쓰마난 지지 세력은 레노버가 과거 중국이 법률, 정책이 미흡했던 당시 허점을 이용해 부를 늘려놓고는 이제 와서 사회에 환원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미국에만 잘 보이려고 아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레노버가 미국의 ‘데릴사위’가 됐다고 비아냥거리는 의견도 있었다. 레노버가 과거 경영난을 겪던 미국 IBM PC 사업부와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한 것을 비꼰 말이다. 

중국 민족주의 언론으로 유명한 환구시보 편집장 후시진(胡錫進)까지 나서서 힘을 보탰다. 후 편집장은 지난 수 년간 레노버를 향한 대중의 불만이 누적돼 폭발한 것이라며 레노버의 잘못을 지적했다. 그는 레노버의 국가 핵심 경쟁력에 대한 기여가 갈수록 낮아지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지만, 류촨즈(레노버 창업주)와 양위안칭(레노버 CEO)은 여전히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박 여론도 있다. 레노버 3분기 기준 자산부채율은 90.3%로, 휴렛팩커드(111.1%), 델(91.9%)보다 낮으며, 연 4000억 위안 매출의 글로벌 기업의 임원진 연봉이 전체 매출의 '1000분의2.5'밖에 되지 않는 건 오히려 적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레노버의 국부 유출 문제를 제외하면 나머지 고액연봉이나 외국인 임원 등의 문제는 레노버의 기업 경영 스타일일 뿐 남이 이러쿵저러쿵할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레노버를 향한 공격이 중국 내 과도한 국수주의를 촉발해 쓸데없는 대립과 소모전을 일으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재무 부실, 혁신 부재···'PC 조립공장' 지적도
사실 레노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레노버가 상하이 중소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을 계기로 시장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레노버의 부실한 재무구조와 혁신성 부재라는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984년 작은 베이징 중관춘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시작한 레노버는 오늘날 세계 최대 PC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창업주 류촨즈 회장은 중국 IT계 대부로 손꼽힌다. 하지만 PC를 이을 성장동력 발굴에 실패하며 성장세는 '정체' 상태다. 

현재 레노버는 연간 4000억 위안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순익은 100억 위안에 불과하다. 매출의 90% 이상이 PC 스마트기기 사업부에서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핵심 부품은 미국 등지에서 조달해 '조립공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지난해 레노버는 반도체와 CPU 구매에 900억 위안, 램(RAM)·메모리장치에 600억 위안을 지출했다.

푸웨이강 상하이금융법률연구소 연구원은 "레노보의 최대 문제는 더 이상 하이테크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며 "돈을 벌어서 그걸 기술 개발에 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레노버가 '쉬운 돈'만 벌려고 PC 사업만 크게 벌이다가 결국엔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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