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둥펑, 전기차 전환 더뎌... "자동차 업계 노키아 되나"
  • 일본 합작사 의존도 높은 게 전기차 전환엔 '독' 돼

둥펑자동차의 자체 전기차 브랜드 란투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SUV)모델 [사진=둥펑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자동차 업계의 ‘노키아’가 될 수도 있다.”

중국 둥펑(東風)자동차에 대한 최근 업계의 평가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대표 기업이다. 한 때 10년 이상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지만, 스마트폰 시대로의 전환에 실패해 결국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중국 4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한 곳인 둥펑자동차도 최근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 중인 자동차 업계 흐름을 타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다. 올해 자체 전기차 브랜드를 본격 출시하며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합류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中 신에너지자동차 시장 가파른 성장세···둥펑만 지지부진
최근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 규모 기준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올 들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를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의 원년’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신애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배 증가한 254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추세도 활발하다. 상하이자동차는 물론 창안자동차, 이치자동차 등이 각각 협력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혹은 자체 개발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둥펑자동차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유독 더디다. 지난해 다소 늦게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올해 8월 자체 전기차 브랜드인 ‘란투(岚圖)’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누적 인도량이 3000대에도 못 미친다.

자동차 시장은 휴대폰 시장과 달리 교체 주기가 훨씬 길어 회사를 전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이를 고려하면 둥펑자동차의 전기차 시장 진입이 많이 늦은 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매출 70% 차지하는 8개 합작사 브랜드 중 8개가 부진

문제는 8개 합작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둥펑자동차의 상황이 꽤 복잡하다는 점이다. 둥펑자동차는 혼다, 닛산, 씨트로엥, 푸조, 르노, 인피니티, 럭스젠(대만), 기아 등 8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운영중이다. 이들 합작사의 매출은 둥펑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8개 합작사 중 6곳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둥펑자동차가 최근 기아와 합작사 체제로 운영한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2016년 이후 매년 실적이 부진했고 올해 판매량은 13만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둥펑그룹은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분 25%를 2억9700만 위안(약 553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르노, 씨트로엥, 인피니티, 렉스젠, 푸조 등과의 합작사 상황도 다르지 않다. 그나마 매출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건 혼다, 닛산과의 합작사인데, 이는 둥펑의 전기차 전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평가된다.
제일 잘나가는 합작사가 전기차 전환 더딘 日 닛산·혼다
중국 제몐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를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일본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만5000대로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도 전기차 보급이 크게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제몐은 “둥펑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합작사가 일본 브랜드인 혼다와 닛산이라는 점이 둥펑의 전기차 시장 전환 속도를 늦췄다”고 진단했다.

다만 둥펑이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예단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란투를 포함한 자체 전기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전기차 시장으로의 변환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몐은 “둥펑은 매우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가 탄탄한 기업이기 때문에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다면 다시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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