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57)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48),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53)를 재판에 넘겼다. 전담 수사팀 구성 후 54일 만에 이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배임 관련 수사는 일단락된 모양새다. 하지만 '50억 클럽', 성남시의회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는 답보 상태다. 향후 '윗선' 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 검사 도입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소장에 성남시 '윗선' 보고·결재 정황 빠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김씨와 남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수사 초기 검찰에 녹취록을 제공한 정 회계사도 이들의 공범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불구속 상태로 정 회계사를 기소한 이유에 대해 검찰은 "수사 초기 검찰에 자진 출석해 녹취록을 제공하는 등 실체 진실 발견을 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52·구속기소), 공사 전략사업실장 출신 정민용 변호사(47)와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거액의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 전 본부장 등이 결탁해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하게 배점을 조정했다고 봤다. 업체 선정 뒤 사업협약·주주협약을 체결할 때는 공사가 확정 수익만 분배받게 하고 초과 이익은 환수하지 못하게 해 민간업자들이 거액을 챙길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가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원 상당의 시행 이익을 챙기고, 공사는 그만큼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다만 이날 공소장에 당시 성남시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등 성남시 '윗선'의 보고·결재 등 관여 정황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관계 로비·윗선 개입 여부 등 남은 과제 산적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김씨와 남 변호사까지 재판에 넘겨졌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과 당시 성남시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한 규명은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수사팀은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은 한 번도 부르지 못했다. 관련해 곽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후인 지난 17일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지긴 했지만,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 병채씨를 화천대유에 취업시키고 이후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50억원 클럽에 등장하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 그 외 정관계 로비 의혹도 계속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던 권 전 대법관과 박 전 특검에 대한 조사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당시 대검 중수 2과장을 지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장동 사업 PF 대출과 관련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방침이다.
 
성남시와 성남시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도 규명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관련 공문에 여러 차례 서명했고, 2015년 2월께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보고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은 성남시장 정책실장 당시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녹취록에 이 후보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낸 최윤길씨도 대장동 개발업자들과 밀접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 전 의장은 2011년께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유 전 본부장을 소개해 준 뒤 화천대유 임원으로 근무하며 40억원의 성과급과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 받기도 했다.
 
◆불붙은 특검론..대선 전 결론 난항

검찰은 대장동 사태의 핵심인 유동규 전 본부장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미숙한 현장 대응으로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를 은폐할 빌미를 제공하면서 특검 여론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김씨의 첫 영장 기각과 뒷북 압수수색 논란 등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당초 특검에 부정적 입장이던 이재명 후보까지 특검을 주장하면서 정치권의 특검 논의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다만 특검 수사 대상과 추천 방식 등 세부 내용에 대한 여야 입장차는 여전해 사실상 대선 전에 수사가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반적으로 특검 임명 후 수사 종료까지는 준비기간 20일에 수사 기간 60일, 필요시 연장 수사 기간 30일 등 최장 110일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특검 논의가 상대당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카드로 단순한 정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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