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부터 택배, 이커머스까지...은행권 '생활밀착 서비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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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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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기존 금융서비스를 넘어 ‘생활밀착형 서비스’로의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이 플랫폼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송금, 결제, 대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금융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자체 배달앱 '땡겨요' 만든 신한은행···"내달 22일 서울 강남 등 시작으로 본격 출격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자체 배달앱 ‘땡겨요’가 내달 2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작년 12월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을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이후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배달앱 진출에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달앱 ‘땡겨요’는 가맹점 입점 수수료, 광고비용이 없고 공공 배달앱 수준의 저렴한 중개 수수료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앱에서 가게를 노출하기 위해선 최소 월 8만8000원의 정액 광고비를 내거나 매출 연동(6.8%) 광고비를 내야 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소상공인 지원 측면에서 파격적이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내 ‘땡기는’ 사용자 경험(UX)을 탑재해 기존 배달앱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에 발맞춰 1금융권 최초로 배달라이더 전용 소액신용대출 상품인 ‘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존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 배달 시장을 선점한 선발주자들이 존재하고 여기에 공공배달앱까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내놓은 차별화된 전략이다. 배달라이더를 위한 전용 금융서비스로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은 배달 대행 플랫폼인 ㈜로지올 ‘생각대로’의 배달라이더 데이터와 배달 수행정보를 수집·분석해 라이더 전용 대출 심사 프로세스를 개발했고 영업점 방문 없이 신한 쏠(SOL)에서 비대면으로 신청 및 약정이 가능하다.

대출대상은 ‘생각대로’ 배달라이더 고객으로 대출한도는 최대 300만원, 대출만기는 200일이다. 고객별 최대 연 1%까지 우대금리를 적용해(21일 기준 최저 연 3.8%) 기존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던 라이더들에게 제1금융권 거래 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배달라이더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업무특성, 비정기적인 소득형태 등을 고려하여 라이더 스스로 계획적인 대출상환관리가 가능하도록 배달료 수익 발생 시 대출원금을 자동적으로 일정금액 상환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배달앱 출시를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사업 영역의 확대를 통한 비금융데이터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배달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2020년 7조6000억원으로 급성장하는 등 시장 성장세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모은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거나, 외식업자 전용 대출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날 AI(인공지능) 머신러닝 기반 전략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했다고 밝혔는데 O2O 음식주문 중개 플랫폼인 ‘땡겨요’에 축적된 정보도 활용해 모형을 계속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택배, 중고차거래, 모바일까지"···금융앱 잘 들여다보면 다 있습니다

배달앱 외에도 은행권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다방면에 걸쳐 있다. 현재 '땡겨요'를 준비 중인 신한은행은 △전기차 가격조회 △실손보험청구 △미술품 공동구매 △모바일 쿠폰마켓 등의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은행은 지난 8월 택배 플랫폼 전문업체(파슬미디어)와 손잡고 ‘택배 서비스’(우리WON뱅킹 My택배)를 출시하기도 했다. ‘My택배’서비스는 기사 방문택배와 편의점택배 예약·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개인별 휴대폰 번호를 기반으로 택배 운송 상태도 조회할 수 있는 원스톱 종합택배플랫폼이다.

기사 방문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방문 희망일에 배송기사가 집, 사무실 등 지정한 장소에 직접 방문해 물품을 수거해간다. 또한 편의점택배는 CU, GS25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예약 접수 후 가까운 편의점에 방문해 물품을 접수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뿐만 아니라 실손보험빠른청구 서비스, 우리아이계좌조회 서비스 등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의료정보 전송플랫폼 전문기업 지앤넷과 ‘의료(Medical) 플랫폼 기반 디지털 융복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제휴’ 체결을 통해 '병원비 선납 서비스’, '처방전 전송 서비스' 등 고객 중심의 혁신 신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 역시 생활금융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광범위한 고객과 판매 채널을 갖춘 롯데쇼핑과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은 롯데쇼핑과 함께 △금융 라이브커머스 △빅데이터 기반 공동마케팅 △제휴상품 △온라인 결제 서비스 등 양사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에 이어, 국내 최초로 개인이 온라인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사고팔 수 있는 '원더카 직거래 경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통합 안내 서비스 그리고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를 찾아주는 ‘부동산 리치고’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서 국내산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농협 LYVLY'를 비롯해 화훼 상품을 간편하게 결제하고 당일 배송까지 가능한 '올원플라워', 실명확인 절차를 간소화한 'NH농협은행 실명인증'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알뜰폰 사업인 ‘Liiv M(리브엠)’을 출시하면서 금융권 최초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은행 거래실적과 카드 결제 계좌 유지 등의 조건으로 파격 할인혜택을 내세운 새 요금제를 출시해 가입자를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 7월 리브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소액 신용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은 일반적으로 통신사의 기기 구매 할부 이자가 5.9%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2%p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리브엠의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이 같은 생활밀착서비스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고객들의 비금융 데이터"라며 "일반 고객들이 소비를 어디서, 어떤 형태로 하는지, 통신요금은 어떻게 내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의 결제정보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라이프데이터와 금융데이터 결합을 통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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