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사인 ARM의 향방에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당국이 엔비디아 인수·합병(M&A) 거래에 대해 재차 심층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엔비디아는 당초 목표한 시한 안에 거래를 완료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는 네이딘 도리스 영국 디지털·문화부 장관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거래에 대해 16일부터 2차 조사에 착수한다고 보도했다. 도리스 장관은 해당 내용을 오는 1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전체 조사 과정은 6개월가량이 소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해당 거래가 반독점 문제와 국가 안보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층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이후 영국 정부는 해당 인수 거래를 전면 차단하거나, 특정 사업부에 한해 제한적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AP·연합뉴스]

앞서 지난 7월 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경쟁시장청(CMA)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약에 대한 1단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CMA는 엔비디아의 인수가 성사될 경우 ARM의 저전력 반도체와 인공지능(AI)·유비쿼터스 무선 센서 네트워크(사물인터넷·IoT) 전용 반도체 설계 기술에 대해 경쟁사의 접근이 제한된다고 우려했다.

해당 분야는 ARM의 핵심적인 기술로 퀄컴, 삼성, 아마존, 화웨이 등 반도체 업계 전반이 엔비디아의 기술 독점 우려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와 관련해, 도리스 장관은 향후 영국 정부가 CMA의 2단계 조사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 최종 결정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엔비디아의 인수 계약 차단 가능성을 암시했다.

다만, 해당 보도에 대해 영국 디지털·문화부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엔비디아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면서 "2단계 조사에서 ARM 인수 거래를 더 빠르게 성사하도록 (우려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데이타임스와 블룸버그는 영국 정부의 2단계 조사 방침으로 향후 엔비디아가 난감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당초 2022년 3월까지 ARM의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영국 정부의 승인 검토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국에 앞서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의 경쟁 당국도 해당 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EU 집행위원회는 "가격 상승, 선택권 감소, 혁신 감소의 위험이 있다"면서 조사 기간을 최소 4개월 이상 연장한 상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거래 확정을 위해서는 미국과 영국, 중국, EU 등의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태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저전력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 퀄컴, 삼성 등이 생산한 모바일 기기의 95%가 ARM의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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