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 5년 안에 매출 3조·영업이익 1조 달성 목표"

  • 지난 16일 마곡 본사서 미디어 테크 데이 개최

  • 베트남 PS사업에 1조·구미 공장에 6000억 투자

  • "모바일 이어 AI 기반 S커브 급성장 이제 시작"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LG이노텍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오는 2031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스마트폰과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 확대에 따른 고부가 반도체 기판 수요 증가에 대응해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패키지솔루션사업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히어로(Hero) 제품' 3종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이다. 

패키지솔루션사업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9%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수익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89억원으로 82% 급증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특히 AI 시장 확대가 반도체 기판 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기판은 기존 모바일용 제품보다 크기가 수 배 이상 커지고 층수도 기존 6~7층 수준에서 최대 20층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 확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갖춘 업체에 대한 고객사들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케파 증설을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회사는 베트남 공장 PS사업(RF-SiP·FC-CSP)에 1차적으로 1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광학솔루션 카메라모듈 및 FC-BGA 등을 포함한 구미 공장에는 6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됐다. 

특히 자동화 수준이 높은 구미 FC-BGA 공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판 대형화와 고다층화가 진행될수록 생산 공정의 자동화가 필수적인데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사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AI기반으로 S커브의 급격한 성장이 이제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판 삼아 새롭게 열리는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오는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사업을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30년에는 FC-BGA 시장에서도 후발주자 이미지를 벗어나 글로벌 선도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다.
 
50년 이상 축적한 독자 기술 'RF-SiP' 기판…6G 시대 부가가치 '쑥'

LG이노텍이 가장 먼저 소개한 'RF-SiP' 기판은 회사가 50년 넘게 축적해온 독자적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RF-SiP는 전력 증폭기, 칩셋 등 무선통신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통신용 반도체 부품으로, LG이노텍은 이를 메인보드와 연결해주는 핵심 기판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작은 면적의 기판에 다양한 부품과 미세회로를 컴팩트하게 탑재한 고집적∙초정밀 기판 기술력을 키워 왔다. 관련 기술 특허만 1868건에 달한다. 특히 2011년 세계 최초로 코어리스(Coreless) RF-SiP 기판을 개발·양산하며 기존 제품 대비 두께를 20% 줄였고, 저손실 소재와 특수 구리 공법을 적용해 신호 손실도 70% 이상 감소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LG이노텍은 2016년부터 글로벌 RF-SiP 기판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약 65%에 달했다. 올해는 점유율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 개막과 함께 스마트폰의 슬림화 요구가 커지면서 LG이노텍의 기술 경쟁력은 더욱 부각됐다. LTE와 5G를 동시에 지원해야 하는 스마트폰은 탑재 부품 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두께는 오히려 얇아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LG이노텍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반도체 기판에 구리 기둥(Cu-Post)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솔더볼을 연결하는 공법을 세계 최초로 RF-SiP 기판에 적용했다.

Cu-Post 공법은 솔더볼 간 간격을 더욱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어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판 두께를 약 20%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LG이노텍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5G용 RF-SiP 기판을 구현했고, 쌀알 두 개 크기의 기판 안에 100여 개 이상의 통신 부품을 집적하는 데 성공했다. LG이노텍은 현재 솔더볼 간격을 추가로 10% 축소한 차세대 Cu-Post 기술도 개발 중이며, 향후 6G 시대 고부가 통신용 기판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이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모바일 AP 넘어 메모리 등으로 확대"…에이전틱 AI 핵심부품 'FC-CSP 기판'

FC-CSP는 LG이노텍이 AI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핵심 반도체 기판이다. FC-CSP는 모바일 AP와 저전력 D램(LPDDR) 등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기판으로, 칩을 뒤집어 범프(Bump)로 연결하는 플립칩 방식이 적용돼 높은 집적도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고집적·초정밀 기판 기술력을 바탕으로 FC-CSP 시장에서도 글로벌 톱티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AI 시장이 학습형 AI 중심에서 추론형·에이전틱 AI 시대로 전환되면서 FC-CSP 적용 범위도 모바일을 넘어 메모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AI 가속기와 서버에 GDDR 등 고성능 메모리 채용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FC-CSP 기판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LG이노텍은 기존 모바일용 FC-CSP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새롭게 열리는 AI용 FC-CSP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황정호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은 "LG이노텍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고객향 GDDR7용 FC-CSP 기판을 수주했다"며 "이처럼 메모리용 FC-CSP 기판 신규 수주가 잇따르면서, 구미 반도체 생산라인이 풀가동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달 착공에 들어가는 베트남 반도체 기판 신공장에서 FC-CSP와 RF-SiP 기판 생산라인을 가장 먼저 늘려 국내외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후발주자' FC-BGA 구미 공장, 업계 최고 수준 스마트팩토리 구축
 
고성능∙고사양 반도체 칩의 적용 영역이 스마트폰보다 사이즈가 큰 PC∙노트북∙차량∙AI서버∙데이터센터(DC) 등으로 확대되면서, FC-BGA 기판이 필요해졌다. FC-BGA 기판은 대형 기기에 특화된 반도체 기판으로, 모바일 AP용 FC-CSP 기판과 기능은 비슷하다. 

FC-CSP 기판 대비 FC-BGA 기판은 면적이 18배 이상 확대되고, 기판 층수도 16~22층에 달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LG이노텍은 현재 가로·세로 85mm급 대면적 FC-BGA 양산 기술을 확보했으며, 120mm 이상 초대면적 제품도 개발 중이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구미4공장에 AI·딥러닝·로봇·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드림 팩토리'를 구축했다. 대면적 기판은 미세 이물에도 수율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공정 전반을 자동화·지능화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이노텍은 네트워크·모뎀용과 디지털TV용 FC-BGA 양산에 이어 지난해 말 글로벌 빅테크 고객향 PC 칩셋용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같은 고객사에 PC CPU용 FC-BGA를 공급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자율주행차와 AI 서버용 CPU·GPU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 시장이 학습형 중심에서 추론형 AI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CPU와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도 FC-BGA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과 CPU용 FC-BGA 공급을 논의 중이며 국내 추가 증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스마트팩토리 기반 생산 경쟁력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FC-BGA 시장에서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조지태 전무는 "LG이노텍은 엣지 컴퓨팅, 방산 등 다양한 영역에 확대 적용 가능한 FC-BGA 기판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신규 고객 발굴을 적극 이어가며 FC-BGA 사업을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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