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오성 "인생 3쿼터에 만난 '강릉', 꼭 하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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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11-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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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릉'의 주인공 배우 유오성[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배우 유오성이 돌아왔다. 영화 '비트' '친구'로 한국형 누아르의 새 역사를 쓴 그는 오랜만에 '누아르 장르'로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강릉'(감독 윤영빈)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유오성은 강릉 최대 조직의 수장 김길석을 연기했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인물로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는 인물. 강릉 최대 리조트 소유권을 노리는 남자 민석(장혁 분)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

아주경제는 최근 영화 '강릉' 개봉을 준비 중인 유오성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비트' '친구'에 이어 '누아르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이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낸 유오성은 시종 작품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보였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나눈 배우 유오성의 일문일답이다

영화 '강릉' 주인공 배우 유오성[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완성된 작품을 보니 어땠나
- 아직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 후반 작업을 할 때, 작업실에서 본 게 전부다. 후반 작업 때라 음악도 깔려있지 않고 매우 거친 상태였는데 '아, 참 한땀 한땀 열심히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90년대 방송 일정처럼 매우 빡빡하게 진행되었는데 배우, 제작진에게 주어진 여건에 비해 매우 잘 나왔다고 생각됐다.

평소 누아르 장르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27살에 영화 '비트'를 찍었다. 얼마나 정신머리 없었겠나. 지금도 배워나가는 과정인데, 당시에는 더욱더 어설펐다. 누아르의 기본 정서는 '페이소스'인데, 나이를 먹으니 점점 염세적으로 변하고 인간에 관한 연민이 생기더라. 그래서인지 누아르 장르가 마음에 와닿았다.

'강릉'은 정통 누아르의 성질을 가지면서도, 판박이 표현(클리셰)을 벗어나던데
- '강릉'만의 차별화된 지점은 바로 '느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적 문법으로 배신, 복수 등 누아르의 판박이 표현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을 감성적으로 느리게 풀어냈다. 또 오대환(김형근 역), 이현균(이충섭 역), 신승환(강정모 역)의 대사를 보면 인생이 녹아있지 않나. 일반 누아르가 가진 섬뜩함이나 치열함보다 여유, 느긋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길석' 역할이 아니었다고 하던데
- 처음에는 오회장(김세준 분) 역을 제안받았다.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길석' 역에 꽂히더라. 사실 배우로서 시나리오를 읽고 '이 역할은 내가 더 잘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한 게 처음이었다. 감독님을 오래 설득했고 '길석' 역을 맡게 됐다.

'길석'의 어떤 점이 유오성의 마음을 흔든 걸까?
-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각 인물의 대사가 2030 세대가 하기에는 너무 깊더라. 관객들이 납득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길석'을 마음에 둔 건, 우리 영화 전체에서 그가 주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그의 주변 인물로 하여금 '길석'이 어떤 인물인지 보인다는 게 참 좋더라. 시나리오가 탄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영화 '강릉' 주인공 배우 유오성[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오회장'이 아닌 '길석'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윤영빈 감독의 반응은 어땠나
- 뜨뜻미지근했다(웃음). 제가 '길석' 역을 하고 싶다니까 조금 당황했던 거 같다.

윤영빈 감독의 마음을 어떻게 돌렸나?
- 시나리오를 보면서 '나이를 더 먹으면 액션을 하기 힘들어지겠다'라고 생각했다. '길석'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을 계속 설득했고 "'강릉'은 누군가에게는 첫 번째,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내가 참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도 하고(웃음).

강원도 사투리는 어땠나
- 강릉, 영월이 또 다르고…. 그런데 윤 감독님이 강릉 분이라 수월하게 익혔다. 연습도 하고, 감독님께 검사도 맡곤 했다.

드라마 '객주' 이후 장혁과 6년 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장혁은 어땠나
- 혁이도 나이를 먹었더라(웃음). 영화 말미 거친 액션 장면을 찍는데 액션 합이 많아서 힘들었다. 6년 전을 떠올리니 '같이 나이 먹어가는구나' 싶더라.

오랜만에 함께 작품을 하면서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 감독님께서 왜 유오성, 장혁을 선택했는지 알겠더라. 각각 맡은 역할을 잘 해내지 않았나 싶다.

영화 '강릉' 주인공 배우 유오성[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위드 코로나와 함께 '강릉'이 개봉하는데 소감과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위드 코로나'에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라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내서 다른 한국 영화도 극장 개봉했으면 좋겠다. 극장은 차원을 이동하는 은유적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시간,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만큼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 '어디 한 번 두고 보자'라는 것보다 '너희와 함께 가보겠다'라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벌써 데뷔 28년 차다. 배우 유오성을 돌아본다면
- 저를 소개할 때, '비정규직 감정근로자'라는 표현을 쓴다. 매사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일단 건강하게 태어난 것, 부모님께서 세상의 빛을 보게 해준 것 모두 다 감사하다. 싸인할 때 '건강, 사랑, 진실'이라고 쓰는데 그 말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인생 3쿼터'라는 표현을 쓰던데. 앞으로의 삶은 어떨 것 같나
- 지난해부터 제 인생의 3쿼터라고 말하고 다녔다.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돌아보면 그저 다행이라고만 여겨진다. 이제 남은 3쿼터를 잘해나가야죠.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나 아버지로서도 더 잘 살고 싶다.

유오성에게 '강릉'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 어떻게 작품을 임해야 하는지,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해줬다. 비슷한 시기 드라마 '검은태양'과 '강릉'이 대중들과 만났는데, 제 배우 생활의 기준점이 되어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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