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킬러들의 쇼핑몰2' 유현수 "우진, 지안의 각성제…다양한 얼굴 보여주고파"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전편의 화제성을 넘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살아 돌아온 진만(이동욱 분)과 새로운 대표 지안(김혜준 분)이 글로벌 세력 '바빌론'에 맞서는 거대한 반격의 서사 속에서 신예 유현수의 등장은 단연 돋보이는 수확이다. 극 중 하남도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는 젊은 주민 '우진'으로 분한 그는 지안이 진정한 대표로 각성하는 데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한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 틈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그는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연기력을 입증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시즌2의 발견'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따냈다.

"'킬러들의 쇼핑몰'이라는 사랑받는 작품의 속편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고 영광이었어요. 감독님께서 우진이를 연기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고, 촬영하는 동안 정말 연기를 업으로 삼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우진 역은 오디션을 거쳐 따냈다. 비대면 영상 제출을 시작으로 대면 오디션까지, 단계별로 캐릭터의 여러 버전을 준비해 연출진에게 선보였다.

"처음에는 비대면으로 감독님께 독백 영상을 많이 보내드렸어요. 그 이후에 대면으로 만나 뵙고 우진이의 모든 신을 직접 보여드리면서 오디션을 봤던 것 같아요. 영상을 보내드릴 때는 우진이의 모든 장면을 서울말 버전, 사투리 버전으로 준비했어요."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합격의 문턱을 넘은 직후부터는 철저한 물리적 대비가 필요했다. 통영 첫 촬영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2주. 이 짧은 기간 동안 유현수는 우진의 뼈대가 되는 사투리는 물론, 오토바이 면허와 선박 조종술까지 속도감 있게 체화해야 했다.

"캐스팅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쁜 감정이 클 줄 알았는데 부담감이 엄청나더라고요. 합격 소식을 듣고 통영 첫 촬영까지 2주밖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 시간 안에 사투리, 오토바이 면허 취득, 배 운전 연수를 동시에 준비해야 했죠. 잠자는 시간 빼고는 사투리 선생님과 2주 내내 붙어서 연습했어요. 통영에 내려가서도 촬영이 끝나면 숙소로 들어와 자기 전까지 사투리 연습을 했고 선생님을 만나지 못할 때는 전화를 3시간 이상씩 하면서 연습했습니다. 오토바이 면허도 통영에 내려가기 전에 급하게 따야 했는데 비 오는 날 시험을 보다가 미끄러져서 한 번 낙방했어요. 재수를 해서 겨우 땄고 첫 촬영 전날에는 현지 선장님께 배 운전 연수도 받았어요. 시즌1의 선배님들과 감독님께서 만들어놓은 좋은 앙상블과 스토리 라인에 절대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이 가장 컸던 시간입니다."

극 중 우진은 무해한 청년과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유현수는 현장에서 이권 감독의 디렉션을 유연하게 수용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제가 촬영 때 준비해 갔던 연기는 우진이의 정당성을 가진 쪽이었어요. 밀수나 밀입국을 도왔다 들켰을 때 당황하는 우진이의 무해한 정서였죠. 그런데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이 부분에서는 조금 더 스릴러적이고 미스터리적인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시즌1의 배정민이 생각나야 한다고요. 그래서 우진이의 정당성을 살린 버전과 빌런 버전, 이렇게 두 가지로 연기를 찍고 이후에 편집실에서 선택하시겠다고 하셨죠. 감독님이 무해한 정당성으로만 연기했을 때는 부족하다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과감하게 빌런으로서의 연기를 요청해주셨고 그 순간만큼은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버리고 바벨론에서 파견된 첩자라는 마음으로 연기했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야기의 중반부 우진의 죽음은 서사의 흐름을 뒤바꾼다. 신인으로서 중간 퇴장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지만 그는 죽음이 지안의 서사에 미치는 필연적인 영향력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너무 뜻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즌1을 미루어 봤을 때 정지안이라는 아이가 가진 결핍을 잠시나마 충족시켜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우진이 죽는 장면에서 지안의 진짜 이름을 되물으며 '그 이름도 예쁘네'라고 말하잖아요. 그 대사는 네가 어떤 삶을 살았든 상관없이 너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같아요. 그게 정지안의 이후 인생에 큰 위로가 됐을 거고 정체성에 대한 확신도 들었을 거라고 봐요. 우진이는 지안에게 큰 각성제이자 치료제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묵직한 감정선을 함께 끌고 간 지안 역의 선배 김혜준은 현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긴장감으로 경직되어 있던 신인 배우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한 건 선배의 세심한 배려와 탁월한 리더십이었다.

"김혜준 선배님이 너무 유쾌하고 다정다감하세요. 첫 촬영 후에 혜준 선배님이 감독님과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해주고 보쌈도 사주셨어요. 같이 브런치 카페도 같이 가고, 헬스장 1일권을 끊어서 같이 운동도 했어요.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연기 호흡도 금세 편안해졌죠. 정지안처럼 혜준 선배님도 현장을 이끄는 힘이 크구나 싶어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극명한 톤의 대비와 극한의 감정 쏟아내기를 통해 빚어졌다. 특히 배 위에서 맞이한 우진의 마지막 순간은 두 배우의 밀도 높은 호흡이 최고조에 달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마지막 배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거의 6~7시간 가까이 촬영했습니다. 깊은 감정 신이라 집중했는데 혜준 선배님이 한 테이크든 열 테이크든 계속 오열하면서 강렬한 에너지를 주셨어요. 그 에너지를 받아 서로 감정을 온전히 쏟아내며 연기할 수 있어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학창 시절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호흡하던 경험은 유현수를 치열한 연기의 세계로 이끌었다. 가상의 상황 속에서도 정서를 온전히 교류하는 짜릿함은 그가 배우라는 길을 확신하게 된 가장 강력한 동기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장기자랑이 있으면 늘 나가서 춤을 췄죠. 그러다 예체능 진로를 고민하던 중 연극부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연기를 배우고 공연을 했는데 제 정서를 관객에게 표출하고 관객들이 제 호흡에 집중해주는 데서 오는 짜릿함이 엄청 컸어요. 이후 입시를 거쳐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면서 배역과 함께 감정을 느끼고 교류하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바다 한가운데서 선장님과 연기하는 장면이나 지안과의 깊은 감정 신에서 그런 기쁨을 온전히 느꼈습니다."

전작들에서 주로 발랄하고 독특한 결의 인물을 소화했던 그에게 '우진'은 희로애락의 모든 스펙트럼을 꺼내 보일 수 있는 귀중한 무대였다. 대학 시절부터 다져온 묵직한 감정선에 대한 갈증을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해소한 셈이다.

"전작들에서는 조금 밝고 발랄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을 했어요. 다채로운 역할을 경험하며 성장해 왔다면 이번 '킬러들의 쇼핑몰2'에서는 우진이 안에 희로애락이 다 있다 보니까 정서적으로 다이내믹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연습하고 훈련했던 것들을 처음으로 깊게 꺼내어 봤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사건의 크기가 크고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표현하는 게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대학 시절 그리스 비극이나 감정의 격돌이 큰 장면들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면서 개발된 무기인 것 같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킬러들의 쇼핑몰2' 배우 유현수 [사진=킹콩 by 스타쉽]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물에서 단단한 이정표를 세운 유현수의 시선은 이제 한층 넓은 장르를 향해 뻗어 있다. 강렬한 비극부터 풋풋한 일상까지, 신예 유현수가 꺼내 보일 얼굴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사극에서의 비극적인 인물, 제 감정을 다 토해낼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반대로 밝고 선한 학생물이나 처절한 멜로도 좋을 것 같고요. 아직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얼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진심인 젊은 배우가 있구나' 하는 저의 진정성이 전해졌으면 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스펙트럼과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