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뷰티의 반격] 중국 3분기 토종 화장품 브랜드 실적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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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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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둔화에도 C뷰티 소비 늘었다···양호한 실적 상승

  • "車 대신 립스틱" 대리만족···4Q 광군제 효과도 기대

  • '궈차오' 열풍에···중국서 밀려나는 K뷰티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의 립스틱 제품 광고. 중국풍 느낌이 물씬 풍긴다. [사진=중국 화시쯔 광고]


최근 미용시술(메디컬 에스테틱), 화장품 등 중국 뷰티 시장에서 ‘C뷰티(차이나뷰티)’로 불리는 중국 브랜드 성장세가 거침이 없다. 특히 중저가 시장은 거의 중국 토종 브랜드가 장악했다. 중국서 K뷰티(한국화장품) 인기가 예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C뷰티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의 뷰티용품 구매 열기는 뜨거웠다고 중국 증권일보는 1일 보도했다. 
 
경기 둔화에도 C뷰티 소비 늘었다···실적 양호

[CI=중국 토종화장품 브랜드]


중국 필러 시장의 양대 산맥, 아이메이커(爱美客)와 화시바이오(華熙生物)가 대표적이다. 

아이메이커는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의 피부용 필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중국 토종 필러 전문업체로, 중국 전체 필러 시장점유율 14.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으로는 1위다. 특히 올 3분기 매출·순익 증가폭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3억9000만 위안(약 716억원)으로 75.0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익은 98.10% 증가한 2억8300만 위안이었다. 마진율은 무려 94.02%에 달했다.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은 약 50%. 3분기 주가가 조정기를 거치긴 했지만,  지난해 9월 상장 당시 공모가(118위안)와 비교하면 주가가 약 1년 새 5배 넘게 뛴 것이다.

또 다른 중국 필러 전문업체 화시바이오 실적도 양호했다. 3분기 매출은 10억7600만 위안으로, 65.59% 증가했고, 순익도 14.22% 증가한 1억9500만 위안이었다. 

중국 토종 화장품 기업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올해 3월 중국 기능성 화장품 기업으론 최초로 선전 창업판에 상장한 베이타이니(貝泰妮·보타니). 특히 위노나 등 민감성 화장품 브랜드를 주력으로 하는 베이타이니의 올해 3분기 매출·순익 증가폭은 각각 47.29%, 64.29%에 달했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스킨케어 화장품 전문업체 보라이야(珀萊雅·프로야)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비 20.71% 증가한 10억9500만 위안, 순익은 30.98% 증가한 1억3800만 위안이었다. 중국 화장품 유통업체 리런리좡(麗人麗妝, 릴리앤뷰티)도 3분기 35.76% 순익 증가율을 실현했다.

이밖에 증시에 아직 상장하지 않은 중국 신생 토종 색조화장품 브랜드 화시쯔(花西子·플로라시스)나 완메이르지(完美日記, 퍼펙트다이어리), 커라치(珂拉琪·컬러키) 등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연내 상장을 앞둔 중국 국민 마스크팩 기업 푸얼자(敷爾佳, Voolga·敷尔佳) 인기도 예사롭지 않다.
 
"車 대신 립스틱" 대리만족···4Q 광군제 효과도 기대
3분기 C뷰티 브랜드 실적은 중국 경기 둔화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의미가 더 깊다. 천루이 중국 중앙재경대 디지털경제융합혁신발전중심 주임은 증권일보를 통해 "중국인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과거처럼 여행·관광, 사치품에 돈을 지출하지 못하게 되자, 대신 뷰티 화장품 등에 돈을 쓰고 있다"며 "소액 지출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중국 경제전문가도 매체를 통해 "최근 중국 경기 둔화세로 가계수입이 줄자 자동차 등 거액의 사치품 대신 의료·미용, 화장품 등을 소비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소비욕구를 채우면서 '우먼파워'가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4분기에도 C뷰티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11월11일 솽스이(雙11·광군제)와 12월12일 솽스얼(雙12)이라는 쇼핑축제,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껴있기 때문이다. 또 가을·겨울철은 건조한 계절로, 피부관리용(스킨케어) 제품 구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광군제 사전 판촉 행사에서 이미 C뷰티 화장품 매출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보라이야의 경우, 앞서 지난 10월 말 광군제 예약판매 행사를 했는데 10월 28일까지 사전 판매액이 지난해 광군제 전체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궈차오' 열풍에···중국서 밀려나는 K뷰티
한때 K뷰티를 비롯한 외국산 브랜드에 밀려 움츠렸던 C뷰티의 거침없는 굴기 속 중국 화장품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시장조사업체 아이메이(艾媒)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3958억 위안에 달했다. 올해는 이보다 20% 늘어난 4781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이후 2023년엔 5125억 위안, 2025년엔  1조 위안 돌파를 예상했다. 

다만 중국산 화장품 공세에 밀려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내 위상은 하락하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었다. 중국 사업 부진이 LG생활건강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법인의 매출 증가율이 올해 1분기 46%에서 2분기 11%, 3분기 2%로 뚝 떨어진 것. 

아모레퍼시픽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중국 시장은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의 80%를 차지하는데, 3분기 해외 매출이 38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57% 감소한 85억원 수준에 그쳤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K뷰티 브랜드의 중국 시장에서 추락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國潮·애국주의 열풍 속 Z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메이드인 차이나'가 외국산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여기며 중국산 제품에 거리낌이 없다. 이에 중국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인기몰이했던 에뛰드·이니스프리 등 K뷰티 브랜드는 설 자리를 차츰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중국 신흥 브랜드들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숏클립(짧은 동영상), 라이브커머스(전자상거래 생방송)를 통한 홍보 마케팅에 주력한 것도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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