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교통혁신 발맞춰 앞으로의 40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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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1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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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에 총력…2025년까지 OECD 회원국 기준 상위 10위권 목표

  • 미래 모빌리티 시대 대비…제도적 장치 비롯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중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마트워크센터 집무실에서 만난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선진국 수준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리 공단은 새로운 40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민간기업은 망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은 망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변화를 해야 해요. 자율주행차, 드론택시 등 교통분야가 매우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잖아요.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맞춰, 공단이 혁신을 이룰 때 국민의 높은 기대수준에 맞출 수 있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마트워크센터 집무실에서 만난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이처럼 말하며 ‘앞으로의 40년’을 강조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미래로 나아갈 준비를 할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권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 드론 등에서 전 세계와 경쟁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에서 팔로어가 아닌 선두주자가 되는 데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준비를 위해 취임 후 “함께 노력해보자”며 조직개편에 나섰다. 미래 교통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영진단 및 전략, 넥스트 신 사업 개발 등을 위해 ‘미래전략실’을 신설했다. 또 이륜차·PM 등 신교통 수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모빌리티처’, 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통한 교통데이터 분석·활용으로 교통사고 예방기능 강화를 위한 ‘디지털혁신팀’을 새로 만들었다.
 
교통사고, 원인부터 솔루션까지 데이터로 푼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460명으로 줄이고 2025년까지 OECD 회원국 기준 상위 10위권 수준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권용복 이사장은 “OECD 회원국 기준 상위 10위권은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가 0.5명이지만, 우리나라는 1.2명 수준이다.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선진국 10위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방법도 좋지만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단은 교통 관련 각종 자료가 굉장히 많다”며 “이러한 여러 정보를 활용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부터 솔루션까지 제시하는 기술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교통사고 위험도를 예측하고 위험 원인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T-Safer’를 개발했다. 지난 5월 대전광역시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에 착수한 지 5개월 만이다.

권 이사장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어느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지 등 리스크를 예측하고 사고가 난 원인과 함께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게 T-Safer의 특징”이라며 “T-Safer의 ‘세이프티 리포트’를 운수회사에 제공하면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 미리 위험요소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올해 4월부터 시행한 ‘안전속도 5030’ 정책도 보행자 중심의 문화를 정착하는 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5030정책은 일반도로는 시속 50㎞, 주택가 등 주변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정책이다. 보행자 최우선 교통안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도입됐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속도를 시속 10㎞씩만 낮추면 사망자가 부상자가 되고, 부상자도 덜 다칠 수 있다”며 “5030을 시행하기 전 통행속도가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조사하니 시속 1㎞정도 감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030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좋다”면서도 “큰 도로는 시민의식이 좋아졌지만 학교 앞이나 뒷골목, 아파트 단지 내 도로 등 이면도로에서는 자동차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식의 문제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단속도 좋지만 교육과 홍보가 중요한 만큼, 30정책을 보다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교통안전에는 무엇보다 ‘문화’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며 “요즘은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탈 때 과거와 달리 헬멧이나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듯, 교육을 통한 교통문화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자율주행차, 드론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장 마련”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으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갑니다’를 선포했다. 미래 시대에 국민이 바라는 이상적인 안전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도모한다는 목표를 비전에 담았다.

그는 “‘완전 자율차’로 구분되는 레벨4 단계의 자율주행차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과 함께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인 현대자동차 등은 화성 남양연구소나 외국 등에서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인프라가 없다”며 “이들 기업이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케이시티(K-City)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최근 어느 업체가 신호등이 깜빡일 때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일반도로에서는 테스트하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며 “케이시티에서는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지나갈 때 자율주행차가 멈추는지 등을 자유롭게 시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말 완공된 케이시티는 현재 고도화사업이 진행 중이다. 레벨4이상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한 기상환경을 재현하고 빌딩숲과 터널 등 환경에서 통신음영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 2022년 마무리된다.

민관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민간부문이 활성화돼 있고 중국은 내수시장이 크고 보조금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작을 뿐만 아니라 예산도 적기 때문에 민과 관이 함께 협업해야 미국, 중국 등 다른 나라를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드론이 2025년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도 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드론산업은 한 번의 대형사고로 산업 육성 저변이 상실될 수 있어 산업의 지속 발전이 중요하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사업체 안전 컨설팅, 종사자 특별교육 등으로 국내 드론운용 환경이 보다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드론이 멀리까지 갈 수 있어야 물품 배송, 의약품 배송 등을 할 수 있다”며 “비가시권 자격 개발이 가능하도록 눈에 안 보이는 지점, 예컨대 산을 넘어서까지도 드론을 띄울 수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비가시권 자격 개발 실기시험장 인프라를 2023년 말까지 김천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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