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부[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제 활동 재개에 따라 세계경제가 양호한 회복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신흥국에 강도 높게 장기간 지속하면서,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로 인해 저성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4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에서 ”금융위기 당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회복됐으나, 이번에는 신흥국 회복속도가 더딜 뿐 아니라 빈번히 회복 흐름이 정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델타변이 확산 영향으로 주춤했던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고용 개선세가 이어지는 등 견조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며, 유로지역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소비가 증가로 돌아서는 등 회복세가 강화됐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 동남아국가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더딘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도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오태희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백신접종률이 높아 치명률이 낮아진 선진국은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신흥국은 내수가 부진하고 생산차질로 수출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 간에도 코로나19 전개양상과 주요 수출품목에 따라 경기회복 속도가 차별화된 모습이다.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수출국은 가격이 크게 오른 국제원자재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회복흐름을 지속한 반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강력한 방역조치의 빈번한 시행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더딘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태국, 필리핀 등 여행서비스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에서는 금융위기 당시 충격이 비교적 덜했던 아시아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생산차질, 부채누증이 미 연준의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은 측은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등 충격흡수 능력 개선, 미 연준의 소통강화, 금융시장 선반영 등으로 테이퍼링 자체로 인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그보다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이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에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 여력 제한 등으로 인해 이들 국가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더딘 속도로 나아질 경우 이들 국가의 경기회복뿐 아니라 글로벌 병목현상 해소까지 더 지연될 수 있으며, 보다 긴 시계에서 이들 국가의 성장잠재력도 일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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