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의 의혹을 풀 만한 의미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2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와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만 적용했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있었던 배임은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김경율 회계사(52)는 22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임 혐의가 (기소 내용에) 빠진 건 말이 안 된다"며 "대놓고 '윗선'으로 가는 수사 진행을 막겠다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윗선'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인 약 28만평에 5903가구를 짓는 도시개발사업에서 시작된다. 사업에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 지분 50%를 갖고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503억원을 환수했지만,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은 85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김경율 회계사가 지난 22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 회계사는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을 '위험은 공공, 수익은 특정 개인에게 준 것'이라 요약했다. 

◆"성남의뜰 사업구조...전형적인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처음 나온 개발 의혹으로 알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경기경제신문을 통해서 알려진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한 차례 의혹이 나온 바 있고, 최근에 이낙연 전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꾸준히 의혹을 문제 삼기도 했다. 내게도 한 변호사가 찾아와 "(이 의혹을) 배임 여지가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배임으로 의심됐고 규모도 컸고 심각했다"

-본업이 회계사인데, 기존 배임 사건과 공통점이 보였나 

"그렇다.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터널링(tunneling)'이다. 한 회사가, 주주들이나 직원들을 위한 게 아니라 본인 일가나 사적인 이해관계를 위해서 일감을 몰아주는 것과 비슷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이고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특정 주주(화천대유)에게 몰아줬다. 지분을 1% 갖고 있는 화천대유 주주들에게 대장지구 내 5개 블록 시행권을 줬다" 
 
-하나은행이 프로젝트 주관사인 '성남의뜰' 컨소시엄 지분 구조를 보면 성남도시개발공사 50%, 하나은행 14%, 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 각 8%, 하나자산신탁 5%, 화천대유 1%, 천화동인 6%로 나눠져 있다.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이런 지분 구조는 처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컨소시엄 지분을 50% 갖고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불과 배당금을 1800억원을 가져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을 통해 배당금을 재추산하니 1조5000억원~2조원이 나왔다. (이재명 지사가) 공공이 벌어들인 대대적인 공익환수라고 하기에는 미약하다"

◆李 "누락 아닌 미채택" vs 金 "배임 혐의 피하기 위해"

2015년 대장동 사업 계약서 등에 '초과이익환수조항'을 삭제한 경위가 국정감사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간의 이익을 제한하는 '초과이익환수조항'이 사업계약서에서 빠져 민간업자가 막대한 이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감사 내내 '초과이익환수조항' 삭제 경위를 모른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이 됐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의 '윗선'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전 성남시 비서실장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총 4조원짜리였다. 이 지사가 몰랐을 리 없다. 본인이 말하는 '5500억원 환수'했다는 증거도 내놓고 있지 않다. 재무제표가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제출을 요구했는데 답이 없다"

-이 지사는 해당 사업 기부채납 비율 53%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맞다. 이 지사는 부동산 개발에서 기부채납 비율이 48%이지만, 이 사업은 53%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개발성이 높고 분양성이 높은 사업'일 수록 환수비율, 기부채납 비율이 높다고 했다. 광교신도시나 판교신도시는 60%, 70%라고 했다" 

-성남시가 "땅값이 오르면서 예상치 못한 수익을 얻었다"고도 했다

"당시 언론에도 대장동 개발 사업을 '4조 짜리 사업'이라고 언급한다.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하나은행·메리츠증권·산업은행) 사업 공모 서류를 봐도 당시 부동산 지표들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대장동은 '판교'다. 당시 국내 유수 IT 기업들이 판교 테크노밸리로 들어왔다"

-민주당 쪽에서는 "LH 공공개발을 의도적으로 포기시키고 민간사업자 이익 보전 매커니즘을 최초로 설계한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세력"이라고 말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때 수임된 대장지구 사업을 뜯어보자는 것이다. 그때 사업은 잘 됐었다. (매커니즘 설계나 공공개발 포기 관련한 걸)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이 사건을 국민의힘 탓이다라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지금이라도 특검에 들어가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지난 15일 성남시청 첫 압수수색에 들어가고, 다섯 번째 압수수색을 할 때에야 성남시장실과 비서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검찰의 '부실수사'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회계사는 "많은 수사 전문가들도 압수수색에서 중요한 긴급성과 보완성을 놓쳐 버렸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특검 절차 돌입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건가 

"지금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는 지도 의문이고, 현 수사 구성원 자체도 친정부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이 수사가 지지부진할 바에야 특검이나 특별수사본부 도입에 나서는 게 맞지 않나 싶다"

-특검이 '시간끌기'라는 얘기도 있다 

"그간 '특검 무용론'이 나왔던 건 안다. 그러나 최근 드루킹 특검, 최순실 특검에서 혁혁한 성과를 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대장동 의혹' 관련해서도 빨리 특검 절차로 돌입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재명 지사가 국감에서 보여준 태도가 일관성이 없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이 사업은 택지 분양 사업입니까, 아파트 분양 사업입니까" 물었고,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질의를 계속 하던 중에 이 지사는 이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상반된 태도가 의심이 되는 것이다. 또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어떤 의미 있는 자료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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